사진은 시어도어 루스벨트 전단.(미 해군 제공) 2017.10.2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에 맞춰 서태평양 일대에 배치된 미 해군 핵추진 항공모함 3척이 11일부터 14일까지 한반도 해역에서 공동훈련을 진행한다.

8일 국회 연설을 통해 '미국을 시험하지 말라'는 대북 경고메시지를 발신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전략자산인 항모 3척을 한꺼번에 한반도에 집결시켜 최고수위의 무력시위를 전개하는 것이다.

11일부터 14일까지 한반도인근 해역에 전개하는 미국 항공모함은 로널드 레이건호(CVN 76), 시어도어 루스벨트호(CVN 71), 니미츠호(CVN 68) 등이다. 현재 이들 항공모함은 모두 서태평양부터 인도양까지 관할하는 미 7함대 작전구역에 들어와 훈련중이다. 11일부터 이들 3척이 상당히 근접한 상태에서 공동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미 핵항모 니미츠호는 중동 전개훈련을 마친 뒤 남중국해를 통해 귀환중이었고, 루스벨트호는 괌 등 서태평양 전개 훈련을 진행중이었다.

일본 요코스카를 모항으로 하는 7함대 소속 레이건호와 미 서부 해역을 관할하는 3함대 소속인 루스벨트와 니미츠호가 한 곳에 모여 공동훈련을 벌이는 일은 극히 이례적이다.

미국이 보유하고 있는 10개의 항모전단중 3척이 함께 참여하는 훈련은 지난 2007년 태평양의 미국령 괌 인근 해상에서 열린 '용감한 방패' 훈련이 실시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5월에는 한반도 주변 해역에서 로널드 레이건함과 칼빈슨함(CVN-70) 등 항모 2척이 공동 훈련을 벌인 바 있다.

통상 항모 한 척은 미국의 최신예전투기 F-18 슈퍼호넷 70~80대와 이지스구축함 3~4척, 핵추진 잠수함 1~2척이 전단을 이뤄 작전을 진행한다.

항모전단 1개가 중소국가의 공군력 전체와 맞먹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가운데 항모 3척이 하나로 묶여 작전을 진행한다면, 최소 250대에 육박하는 군용기가 한반도 인근에 한꺼번에 전개되는 것이다.

항모 3척은 한국 해군과도 공동훈련을 벌일 예정이다.

9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문상균 대변인은 "현재 한미간 연합 훈련을 위해서 상호 협의가 진행중"이라며 "한미일 3국 연합훈련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스콧 스위프트 미국 태평양함대 사령관은 홈페이지를 통해 "3척의 항모가 훈련하는 것은 흔치 않은 기회"라며 "서태평양에서의 이 훈련은 태평양함대의 굳건한 의지와 불굴의 의지에 대한 강력한 증거"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국회 연설을 통해 "지금 현재, 한반도 주변에 배치되어있는 것들이 세 대의 큰 항공모함이다. 이 항공모함에는 F-35가 장착되어 있으며 15대의 전투기가 실려 있다. 우리는 핵잠수함을 적절하게 배치해두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문재인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들을 실제로 사용할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거듭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박3일 간의 중국 방문 뒤엔 베트남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필리핀에서 열리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에 잇달아 참석한 뒤 14일 미국으로 돌아간다. 

앞서 닛폰TV는 미 국방부 당국자를 인용, '니미츠'와 '로널드 레이건' '시어도어 루스벨트' 등 항모 3척이 서태평양에서 훈련에 들어간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 순방기간 북한의 도발을 강하게 견제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전했다. 일본 방위성 관계자는 이번 미 항모 훈련에 일본 해상자위대와 항공자위대도 참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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