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이 대회에서 강세를 보였던 정현. (라코스테 제공)

정현(한국체대·세계 랭킹 54위)이 한국을 넘어 세계에서 주목 받는 차세대 테니스 스타로 우뚝 섰다.

정현은 12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ATP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스 결승전에서 안드레이 루블레프(러시아·37위)를 3-1(3-4 4-3 4-2 4-2)로 꺾었다.

이 대회는 21세 이하 상위랭커 7명과 이탈리아 유망주 1명이 출전한 대회다. 8명 중 정현은 유일한 아시아 출신 선수로, 랭킹으로는 5번째에 위치했다.

정현은 6번 시드를 받았지만 예선부터 한 명씩 격파해 나갔다. 정현은 안드레이 루블레프(러시아·37위)와 데니스 샤포발로프(캐나다·51위), 잔루이지 퀸치(이탈리아·306위)를 차례로 쓰러뜨리며 1위로 예선을 통과했다.

준결승전에서는 다닐 메드베데프(러시아·65위), 결승에서는 다시 만난 루블레프를 누르고 5전 전승으로 정상에 올랐다. 한국인이 투어에서 우승한 것은 지난 2003년 1월 아디다스 인터내셔널에서 이형택(41)이 정상에 오른 이후 14년 10개월 만이다.

정현에게도 투어급 대회 우승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깜짝 우승은 아니었다. 올 시즌 정현은 클레이코트 시즌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ATP투어 500시리즈 바르셀로나오픈에서 정현은 예선을 거쳐 8강전까지 진출했다. 클레이의 황제 라파엘 나달(스페인·1위)에 패해 4강 진출에 실패했지만 정현의 상승세가 시작된 대회였다.

이후 출전한 BMW오픈에서는 생애 처음으로 투어급 대회 준결승에 올랐고 프랑스오픈에서도 3회전에 올랐다. 기상 악화로 경기가 연기되지 않았다면 니시코리 게이(일본·22위)를 잡는 이변을 연출할 수도 있었다. 당시 니시코리는 랭킹 9위였다.

최고의 클레이코트 시즌을 보낸 정현은 이후 발목 부상으로 윔블던을 비롯한 잔디코트 대회에는 출전하지 못했지만 북미 하드코트 시즌에 재차 출격했다.

정현은 로저스컵에서 16강, 윈스턴살렘오픈에서는 8강에 올랐다. 이후 출전한 대회에서도 꾸준한 성적을 보였다.

지난해 후반기 부상으로 대회에 출전하지 못해 100위권까지 떨어졌던 랭킹도 회복했다. 개인 최고 기록(44위)을 경신한 정현은 줄곧 40~50위권을 유지하면서 투어에서 입지를 다졌다.

시즌 말미에는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스 우승으로 가장 높은 자리에서 마무리하게 됐다. 정현에게 2017시즌은 한국을 넘어 세계에서 주목 받는 랭커로 거듭난 한 해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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