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미국 존스홉킨스대 산하 한미연구소가 운영하는 북한감시매체 '38노스'가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대북 정책을 둘러싸고 한미 양국의 공조에서 균열이 보이지 않는다면서, 마찰이 예상됐던 것은 잘못된 믿음에서 비롯됐다고 16일(현지시간) 진단했다. 그러면서 양국과 북한 간 대화 가능성을 예상했다.

매체는 "미국이 새 대북 전략으로 '최고의 압박과 개입'(maximum pressure and engagement)을 발표했을 때 많은 이들이 '최고의 압박'에만 관심을 보였고, 문 대통령은 대북제재와 무관하게 경제적 개입(포용정책)을 곧바로 재개할 것으로 잘못 인식됐다"고 설명하면서, 한미 양국이 보조를 맞춰 북한과의 대화로 조금씩 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개입 전략

매체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과 관련해 "미국이 힘을 과시하고 고강도 제재를 경고했을 때 몇몇 최고위 관리들은 이전의 실패한 정책을 폐기하고 대화로 이르는 길을 열기 위해 여러 차례 미세한 입장 변화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38노스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임기 종료 직전 승인한 대북 수해 지원금을 국무부가 전달하기로 결정한 점과 지난 2월 북한이 북극성-2형(KN-15)를 시험 발사했고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암살된 상황에서도 뉴욕에서 북미 반관반민(트랙 1.5) 대화를 열기 위해 북한측 대표단에 비자 발급을 승인(암살에 VX 독극물이 사용된 것이 알려지면서 이후 번복)한 점을 사례로 제시했다.

매체는 특히 "이전 대통령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외교적 접근을 주저없이 말해왔다"며 지난 1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그(김 위원장)와 만나는 것이 적절하다면 전적으로 그렇게 할 것이다. 영광스럽게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발언한 것을 상기시켰다.

매체는 또 "미 정부는 비핵화를 대화 조건으로 내세웠던 이전 입장에서 물러났다"면서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지난달 28일 NPR에 비핵화는 "목표"이지 대화 조건은 아니라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또 미국은 김정은 정권의 전복이나 빠른 한반도 통일을 추구하지 않으며, 북측에 정권 유지를 위해 핵무기가 필요없다는 점을 설득하고 싶다고 발언한 것도 전했다.

북한이 지난 14일 지대지 중장거리 미사일(IRBM)인 '화성-12형'의 시험발사에 성공했다.15일 북한 노동신문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현지 지도 모습을 보도했다. 북한이 화성-12형이라는 미사일명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노동신문)

◇中 의존도 벗어나려는 北

38노스는 북한도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의향을 내비치고 있다고 전했다. 매체는 대북 제재와 북한의 대응과 관련해 과거 사례를 소개하며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미국과 중국이 공조해 압박을 위협하면, 북한은 이들을 갈라놓기 위해 (여러 차례) 핵실험으로 응수했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지난해 11월 미중이 유엔 안보리에서 엄격한 제재를 지지했을 때 김정은은 핵실험을 감행하거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 발사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행동하지 않았다"며 "김정은은 아마도 미국과의 회담과 한국에서의 정권 변화를 기대하면서 그렇게 했을 것이다"고 진단했다.

매체는 특히 북한은 중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경계하고 있다면서, 북한 핵문제를 둘러싼 갈등을 해소하고 외교관계를 열기로 한 1994년 제네바 북미기본합의와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는 대가로 북한의 안전을 보장하고 에너지를 지원한다는 것이 핵심인 2005년 6자회담의 9·19 공동성명에 참여한 것은 이 같은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측면이 컸다고 진단했다.

매체는 "미국 입장에선 이 같은 합의를 통해서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 발사를 중단시킬 수 있었다"며 "다만 미국이 관계 개선을 위한 약속 이행을 제대로 하지 않았고, 이에 북한이 비핵화 합의를 위반하면서 이들 합의는 파기됐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또다른 동결(standstill)을 위한 합의가 가능한지 탐색하기 위해 북한과 대화를 재개하는 것은 다소 시급한 문제이다"며 "첫 단계로 김정은은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중단하려는 의향을 나타낼 것이다. 그 대가로 미국은 한미 군사 훈련 규모를 축소시키고, (양국 관계의 포괄적이고 근본적인 개선 방안을 담았던) 2010년 북미코뮤니케에서의 약속을 재확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문 대통령, 대북 제재와 협상 병행"

매체는 문 대통령에 대해서는 "김정은이 대화를 원하듯이 문 대통령도 대화를 원하다”며 문 대표가 대선 직전에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오바마 행정부가 채택한 '전략적 인내' 정책이 실패했다고 보는 점에서 트럼프와 자신의 입장이 같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보다 합리적으로 보인다. 북한 핵문제를 바로보는 실용적인 접근법에 동의한다"고 한 발언을 소개했다.

매체는 또 문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제재를 유지하며 경제적 개입을 서둘러 재개할 의향이 없음을 나타냈고, 또 "제재의 목적은 북한을 협상장으로 이끄는 것이 목적이다"란 점을 분명히 했다고도 소개했다. 아울러 "미국과 중국 간 대화를 한국이 뒷자리에 앉아 지켜만 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한반도 문제에서 한국 정부가 주도권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 점도 전했다.

38노스는 문 대통령이 국가정보원장 후보자에 서훈 전 국정원 3차장을 지명한 것은 북한과의 대화를 완강하게 거부했던 이전 정책방향과 결별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중국으로 하여금 북한에 압박을 넣게 하는 유인책으로 봤지만, 성급한 배치에 분개했다고 전했다.

매체는 "북한이 중거리 탄도 미사일을 최근 시험 발사했다. 김정은은 대화 재개를 오랫동안 기다리지 않을 것이다. 문 대통령도 마찬가지다"며 "대화 재개가 늦춰지는 동안 미국과 중국의 압박이 강해지면 김정은은 추가 시험에 나설 것이다. 이 경우엔 (북한은) 문 대통령과도 결국에 결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출처: 뉴스1  hshan997@newstou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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