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씨

'비선실세' 최순실씨(61)가 이화여대와 요리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최경희 전 이대 총장을 미르재단 관계자들에게 소개해 줬다는 구체적인 정황이 법정에서 제시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판사 김수정) 심리로 17일 열린 최씨와 최 전 총장 등에 대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48)은 "김성현 전 미르재단 사무부총장과 함께 최씨와 최 전 총장을 만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특검에 따르면 최씨는 미르재단을 통해 국내에 프랑스 명문 요리학교 에꼴 페랑디(Ecole Ferrandi)의 분교를 세우는 사업을 추진했다. 최씨는 이 사업의 한식과정을 이화여대에 개설하려 했고, 이를 위해 2015년 12월 두 차례, 지난해 3월 한 차례 최 전 총장을 만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의혹에 대해 그동안 최씨는 부인했다. 최 전 총장도 지난해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최씨에 대해 "인사는 했지만 기억이 안날 정도로 잠시 만났다"며 잘 모른다는 취지로 증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차 전 단장은 이들이 만난 구체적인 정황을 증언했다. 그는 "최씨로부터 이화여대와 페랑디 사업을 같이 추진한다는 말을 들었느냐"는 특검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차 전 단장은 "최씨가 직접 제게 사람을 소개해 주는 경우가 드문데 누굴 소개해 주겠다고 해서 나갔다"며 "저와 김 전 부총장에게 일(에꼴페랑디)이 잘 진행될 수 있게 (2015년 12월4일) 최 전 총장을 소개해 줬다"고 설명했다.

최 전 총장의 반응은 호의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차 전 단장은 '최 전 총장과 최씨는 페랑디 사업을 처음 듣는 듯 하던가'라는 질문에 "이미 알고 있던 것 같았다"며 "최 전 총장은 굉장히 좋아했고 아주 긍정적이며 우호적으로 이야기를 해줬다"고 말했다.

차 전 단장은 "원래는 김 전 부총장이 계산해야 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최 전 총장이 계산해서 지금까지 기억이 난다"며 "이날 첫 만남에선 보는 눈들이 있어서 나갈 때는 서로 따로 나갔다"고 구체적으로 증언했다.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

그는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이화여대에 김 전 부총장·이한선 전 미르재단 이사와 이대 교수들을 만났다고 주장했다. 차 전 단장은 "최 전 총장이 식품영양 관련 교수들을 소개해 준다고 해 큰 회의실에서 30분 동안 7~8명 정도 만났다"고 설명했다.

특검에 따르면 2015년 12월31일 차 전 단장은 김 전 부총장과 함께 최씨와 최 전 총장을 여의도 모 식당에서 다시 만났고, 지난해 3월10일에는 강남의 모 호텔에서 세 번째로 만났다.

차 전 단장은 "당시 이한선 전 이사가 이화여대와 페랑디 사업을 진행하는 건 조건이 맞지 않아 반대해 이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며 "이 전 이사는 최 전 총장에게 추천받은 장소는 주방시설이 들어가기엔 부족하고, 재단 자금이 계속 투자돼 적자 가능성 등을 이야기했다"고 증언했다.

이런 반대 의견에 대해 최씨는 '그래도 이대와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차 전 단장은 당시 최씨가 "'명문 이대라는 브랜드가 있어야 홍보도 되고 학생들도 많이 올 것'이라며 조금 짜증 섞인 말투로 말했다"고 설명했다.

차 전 단장은 '미르에서 페랑디 사업을 추진한 건 최씨의 지시가 있어서였느냐'는 질문에 "최씨가 최초로 페랑디 사업을 제안했다"며 "그는 프랑스에서 굉장히 유명한 학교라고 했었다"고 털어놨다.

한편 차 전 단장은 미르재단의 실질적인 최종 의사결정권자는 최씨라고 밝혔다. 그는 '재단에서 최씨의 지시나 허락없이 진행됐던 일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그런 사업은 없었다"고 말했다.

출처: 뉴스1  hshan997@newstou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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