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피해자 이옥선 할머니가 18일 개관한 위안부피해자 유품전시관에 전시된 고(故) 김군자할머니 유품 앞에서 감회에 젖어 있다. 이옥선 할머니는 고 김군자 할머니와 유독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었다.

위안부 피해자 유품전시관과 추모기록관이 10일 경기 광주 나눔의 집에서 개관했다.

이날 개관식 직후 유품전시관을 둘러본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은 전시돼 있는 할머니 한 분 한분의 초상과 유품을 살펴보며 다양한 감회를 나타냈다.

때론 과거 함께 했던 이들에 대한 추억에 잠기기도 했고 때론 유품전시관과 추모기록관의 역할에 대한 기대를 표하기도 했다.

이옥선 할머니는 생전에 유독 가깝게 지냈던 고(故) 김군자 할머니 초상 앞에서 잠시 말을 잊지 못할 정도로 추억에 잠기는 모습을 보였다.  

기자들의 질문에도 “무슨 말을 하겠냐”며 잠시 침묵하다 “끝까지 같이 하지 못하고 (먼저 가시게 해서) 미안하고 죄송하다”며 “조금만 더 살아 계서서 일본의 사죄를 받으셔야 했는데 끝을 보지 못하고 가셨다. 우리가 (두고 가신) 나머지 몫까지 다 하겠다”고 울먹였다.

이용수 할머니는 “이 유품전시관과 추모기록관이 우리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다. 많은 분들이 오셔서 우리와 우리들이 겪은 아픈 역사를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역사가 있으니 우리가 있고 우리가 있기 때문에 바른 역사가 지켜질 수 있다”며 “위안부 피해자 관련 자료가 유네스코 세계 기록유산에 등재되지 못한 것이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다. 더 늦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배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상이 평화롭게 되기를 바란다”며 “많은 분들이 (우리들의 이 아픈) 역사를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 할머니는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200살까지 살자”는 말로 일본의 사죄와 배상에 대한 기대의 끈을 놓지 않았다.

함께 했던 강일출 할머니는 “앞에서 다 말했는데 무슨 말을 더 하겠냐”면서 애써 밝은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18일 개관한 위안부 피해자 유품전시관에서 개관에 대한 감회를 밝히고 있다.

이날 개관한 유품전시관과 추모기록관 건립에는 정부와 경기도 지원금, 후원금 등 23억5000만원이 투입됐다.

유품전시관에는 피해자들이 2차세계대전을 전후해 겪은 인권유린의 삶을 직접 그린 그림과 1990년 사회운동이 시작된 이후 인권회복과정에서 피해자들이 사용한 자료와 유품이 전시돼 있다.

자료와 유품은 고(故) 문필기·황금주·배봉기·김군자 등 생전에 나눔의 집에 거주하던 할머니 17분과 관련된 것들이다.

또 할머니들이 직접 그린 그림 20여점도 걸려있다. 나눔의 집은 보유하고 있는 할머니들의 원본 그림 370여점을 순차적으로 전시할 예정이다.

이곳에서는 팝핀현준이 할머니들을 그린 그림 10점을 전시하는 기념전도 열리고 있다. 추모기록관은 사회적 차별과 냉대를 극복하고, 당당하게 자기고백을 통해 일본의 전쟁범죄를 고발한 용기 있는 국내외 피해자들의 명단과 사진, 핸드프린팅 등 ‘기록’으로 채워져 있다.

이곳에는 한국인 97명과 외국인 22명 등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105명의 사진과 한국인 242명, 외국인 38명 등 피해자 280명의 명단이 벽면 가득 전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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