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피해 이재민들이 21일 경북 포항시 흥해 실내체육관에 마련된 220동의 사생활보호임시텐트로 거처를 옮기고 있다. 시는 건물 파손 여부 등에 대한 조사에서 파손 정도가 심한 이재민들을 우선적으로 선발했다.

추위는 피하겠지만, 여기서 얼마나 더 있어야 하나"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지진 피해 주민 300여명이 21일 또다시 짐 보따리 챙겨 흥해실내체육관으로 이주를 시작했다.

지난 15일 지진 발생 이후 대피소인 흥해체육관에서 머물던 이재민들이 흥해공고와 남산초교 체육관으로 옮겨간 뒤 다시 흥해체육관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이재민들이 자리를 비운 사이 흥해체육관에는 사생활 보호를 위한 2~3인용 텐트가 설치됐다.

지진 전 이들이 살던 단독주택과 아파트 등은 파손이 너무 심해 돌아갈 수 없는 처지다.

흥해체육관에 설치된 220동의 텐트에는 300여명이 머물 예정이다.

이재민들은 "전 보다 거주 환경이 조금 나아졌지만, 이 생활을 얼마나 오래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지진 피해가 가장 심한 포항시 마산리 대성아파트에 살던 A씨(75·여)는 "한번도 아니고 두번이나 거처를 옮겼는데, 또 (다른 곳으로) 옮길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며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거처를 정부나 포항시가 마련해 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흥해읍의 단독주택에 살았던 전모씨(71)는 "어젯밤에는 여진이 없어 잠을 좀 청할 수 있었지만, 언제 또 지진이 올지 몰라 조마조마한 상태"라고 했다.

지진 피해 이재민들이 21일 경북 포항시 흥해 실내체육관에 마련된 220동의 사생활보호임시텐트로 거처를 옮기고 있다. 시는 건물 파손 여부 등에 대한 조사에서 파손 정도가 심한 이재민들을 우선적으로 선발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흥해실내체육관에 머물게 될 이재민 중 임대아파트에 입주하지 못하는 주민들이 장기간 거주할 수 있는 곳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포항시는 정부로부터 재난특별지역으로 지정돼 앞으로 복구 예산의 60% 가량을 국비로 지원받을 수 있다.

포항시는 우선 21일부터 국민임대아파트로 이주하는 이재민들에게 가구당 최대 100만원의 이사비를 실비로 지원하고, 월 임대료를 경북도와 포항시가 절반씩 나눠 부담하기로 했다.

또 현재 5500만원인 전세보증금 융자를 8500만원까지 올리고, 최대 1억원까지 가능하도록 관계기관 등과 논의 중이다.

전세보증금 융자 이자율도 2%에서 1%로 인하해 주도록 건의하고, 나머지 1%는 경북도와 포항시가 절반씩 부담할 방침을 세웠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이재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일일 주민설명회를 여는 등 이재민들의 안정적인 생활 방안을 찾기 위해 행정력을 총동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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