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군 흥덕면 오리농가에서 방역 관계자들이 살처분을 진행하고 있다.

전북 고창 육용오리 농장에서 지난 19일 확진된 조류인플루엔자(AI)가 23일까지 확산되지 않고 있다. 바이러스를 처음 발견한 지난 16일 기준으로 8일째다. AI 잠복기가 최장 21일이지만 3~5일이 지나면 감염 가능성은 극히 낮아진다는 것이 당국의 분석이다. 

방역당국은 지난해 역대 최악의 AI 피해를 입은 이후 지난 1년 동안 대비해 온 초동방역이 어느 정도 성과를 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23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9일 전북 고창 오리농장에서 고병원성 H5N6형 AI가 확진된 이후 3㎞ 이내 5개 농장, 10㎞ 이내 59개 농장을 모두 검사했으나 AI가 추가로 검출되지 않았다. 

이들 농장은 각 36만5000마리, 171만8000마리의 가금류를 사육하고 있다. 

박봉균 농림축산검역본부장은 "보통 H5N6형 AI는 3~5일의 잠복 기간이 지나면 안정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H5N6형 AI 바이러스는 전염성이 빨라 확산됐다면 이미 인근 농장에서 추가 감염 가축이 나타났을 시기다. 

고창에서 발견된 AI 바이러스의 샘플을 16일 채취한 것을 감안하면 이날까지 8일이 경과해 어느 정도는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 고창 농장과 역학관계에 있는 농장 10곳, 군산의 사료공장 1곳과 김제, 고창의 전통시장에서도 추가 발견이 없었다. 

환경부 산하 환경과학원이 순천만에서 채취한 야생 조류 분변도 지난 20일 고병원성 H5N6형 AI 바이러스로 확진됐지만 아직까지 농장으로 확산되지 않았다. 

지난해의 경우 첫 발생일로부터 4일째 3곳, 5일째 1곳 농장에서 추가 발생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다. 지난해 11월16일 충북 음성 오리 농장, 전남 해남 산란계(알 낳는 닭) 농장을 시작으로 19일 3곳, 20일 1곳에서 고병원성 AI가 확진됐다. 초동방역의 중요성을 일깨워준 사례였다.  
 
이로 인해 올해 1월까지 불과 2개월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전체 가금류 3200여만마리를 살처분했다. 올해는 발생 농장 이외의 농장에서 살처분한 가축은 없다. 

방역 당국은 발생 초기 단계에서 한 고비를 넘긴 것으로 보면서도 방역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최근 들어 야생조류에서 AI 바이러스가 계속해서 검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방역 당국 관계자는 "고창 AI가 확산되지 않은 것은 발생 농장 500m 인근에 가금류 농장이 없었던 것도 있지만 AI 바이러스를 초반에 발견해 빨리 처리한 것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며 "추가 발생을 최대한 막아내기 위해 위기경보 '심각' 단계를 유지하면서 방역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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