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23일 오후 경북 포항시 북구 유성여자고등학교에서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밝은 표정으로 교문을 나서고 있다.

"성적은 나중에 생각하면 되죠. 지금은 시험이 무사히 끝나 기쁜 마음 뿐입니다"

23일 지진에 대한 두려움과 긴장 속에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마치고 나온 포항지역 수험생들은 "시험이 무사히 끝나 다행"이라며 밝은 표정으로 시험장을 빠져나왔다.

포항 지진 진앙지와 가장 가까운 시험장인 유성여고에서 시험을 치른 수험생들은 "무엇보다 홀가분하다"며 밝게 웃었다.

경북도교육청 80지구 10시험장인 유성여고는 지난 15일 발생한 지진의 진앙지에서 약 5㎞ 떨어져 있다.

이세진양(18·포항 영일고)은 "또 지진이 날까봐 시험치는 동안에도 계속 신경이 쓰였는데 무사히 잘 끝나 좋다"고 했다.

이현정씨(43·포항시 연일읍)는 딸 세진양을 얼싸안은채 "성적 보다도 오늘 지진 없이 무사히 끝났다는 사실만으로 너무 좋아 웃음이 난다"고 말했다.

무사히 시험을 치르기만 가슴 졸이며 기다리던 학부모들은 아들, 딸들이 교문을 나서자 한마음으로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한 수험생은 "나오면서 박수를 받으니까 울컥했다. 그동안 수능 준비를 하면서 엄마에게 투정을 부리고 그랬는데 너무 죄송한 마음이 든다"며 마중나온 어머니를 꼭 안았다.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23일 오후 경북 포항시 북구 유성여자고등학교에서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밝은 표정으로 고사장을 나서고 있다.

박수빈양(18·포항 세명고)은 "다행히 여진이 없어 긴장하지 않아 평소 보다 시험을 잘 본 것 같다"며 "탐구영역은 어려웠지만 영어는 쉬웠고 기본 모의고사 수준과 비슷했다"고 말했다.

박양은 "처음 수능이 연기돼서 계획했던 일들이 틀어져 속상했지만 시험이 끝나서 홀가분하다"며 "친구들과 방탄소년단 콘서트를 갈 것"이라고 했다.

이날 포항에서는 수능 2교시 수학시험 도중 규모 1.7의 여진으로 작은 진동이 감지됐지만 큰 영향을 주지 않아 각 시험장마다 별다른 동요없이 시험이 그대로 진행됐다.

"지진 이후 줄곧 기숙사에서 생활해온 딸이 걱정됐다"는 황모씨(45·여·울산시)는 "딸과 함께 시험치는 것 같은 마음으로 시험 치는 내내 절에서 기도를 하다 왔다. 계속된 여진과 추운 날씨로 걱정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임은정씨(44·여·포항시 연일읍)는 "딸을 시험장에 데려다 주고 집에서 기다리는 내내 많이 떨었다. 지진도 걱정이었지만 포항지역을 원망하는 악플 때문에 딸이 많이 힘들어 해 걱정됐지만 이제 한시름 놓은 것 같다"고 했다.

이날 포항지역에서는 수험생 5523명이 12개 학교, 208개 시험실에서 일제히 수능시험을 치렀다.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23일 오후 경북 포항시 북구 유성여자고등학교에서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고사장 앞에서 마중나온 어머니와 포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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