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주거복지로드맵 당정협의에서 참석자들이 손을 맞잡고 있다. 왼쪽부터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김태년 정책위의장,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이원욱 제4정조위원장.

27일 당정이 합의한 주거복지 로드맵은 공적 임대주택을 생애주기별로 지원하는 사회통합형 '주거사다리' 정책이 핵심이다. 청년에서 고령층까지 맞춤형 임대주택을 세분화한데다 소득수준까지 고려했다는 평가다. 

당정은 이날 무주택, 실소유자를 위해 주택 100만 가구를 공급하고 청년 전·월세자금 대출 지원 강화, 신혼부부 주거 지원 대상 확대, 연금형 매입임대 도입 등을 골자로 주거 복지 로드맵을 이달 말 발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이와 관련 당정협의 직후 가진 브리핑을 통해 △청년·신혼부부·고령가구 생애 단계별·소득 수준별 수요자 맞춤형 지원 △무주택 서민을 위한 주택 공급 확대 등 정책을 주거 복지맵에 담기로 했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당정이 발표한 로드맵 자료에 따르면 만 39세 이하 무주택 청년에겐 저렴한 소형 임대주택 총 30만실이 공급된다. 또 전·월세자금 대출 지원 강화, 청년 우대형 청약 통장 도입 등 금융 서비스도 지원된다.

신혼부부 임대주택 지원 대상도 현행 혼인 기간 5년 이내 유자녀 부부에서 혼인 기간 7년 이내 무자녀 부부와 예비 부부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고령가구 대상 주거 지원 정책으로는 '연금형 매입 임대' 정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고령자 주택을 매입, 리모델링해 청년 등에게 임대하고 그 매각 대금은 고령가구에 연금식으로 분할 지급된다. 또 주택을 매각한 고령자에게는 공공임대주택이 공급된다.

저소득·취약계층 주거 지원을 위해서는 2018년부터 주거급여 지원 대상, 금액을 확대하고 거리로 내몰릴 위기에 처한 가구에 긴급 지원 주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그동안 단편적으로 나왔던 임대주택의 종류와 범위를 달리해 청년에서 노년까지 맞춤형 임대주택을 갈아탈 수 있게 하는 주거사다리 정책을 완성한 셈"이라며 "소득구조도 고려해 주거복지를 보다 견고하게 완성했다"고 말했다. 

로드맵엔 문재인 정부의 첫 주택공급 대책도 담겼다. 매년 13만가구씩 5년간 총 65만가구 규모의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는 이명박정부(9만가구)와 박근혜정부(11만가구)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정부는 또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을 20만가구, 공공분양주택 을 총 15만 가구 공급한다. 그동안 공급을 중단했던 전용면적 60~85㎡ 크기의 주택형도 공급을 재개한다. 

다만 지난 9월부터 주거복지 로드맵에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던 다주택자의 임대사업자 등록 혜택과 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제 등 핵심내용은 다음달 별도 발표될 예정이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이에 대해 "임대차 시장 투명성 및 안정성 강화를 위한 임대사업 등록 활성화 및 세입자 권리 보호 방안을 연내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대사업 등록 혜택의 경우 종합부동산세 등 세제혜택과 다주택자 건강보험료 인하가 거론된다. 다만 일각에선 기획재정부의 세법개정안이 12월2일 마감되고 보건복지부와의 건보료 인하 협의가 지지부진하다는 점에서 등록 활성화 대책 마련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세입자 권리 보호 방안도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도 관련 법안인 주택 임대차 보호법을 법무부와 공동 관리한다는 선에서 결정될 공산이 크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임대주택의 주거사다리 정책을 완비한 주거복지 로드맵을 높이 사면서도 아직까지 다음달 추가대책에 더욱 주목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송인호 KDI 공공투자정책실장은 "전월세상한제 등의 강한 정책을 추진하기엔 아직까지 여건이 녹록지 않을뿐더러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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