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중국인 관광객과 시민들이 서울 명동거리를 거닐고 있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한반도 배치에 대한 보복 조치인 한국 단체 여행상품 판매를 금지한 이른바 '금한령'이 풀리는 조짐이 보이는 가운데 관광업계에선 양국 정부의 공식 입장이 나오기 전까지 신중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아직은 금한령 해제가 시범적인 단계의 조치여서 다음달 예정인 한중 정상회담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28일 관광업계에 따르면 중국 국가여유국이 베이징에서 열린 회의에서 우선 베이징과 산둥 지역만 중국인들의 한국행 단체 관광을 허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29일 오후에 열릴 광저우 회의에서는 다른 지역의 추가 허용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매복상 대흥여행사 대표는 "2018 평창올림픽 이전에 유커(중국인 관광객)들이 본격적으로 올 거라고 예상되지만, 구체적인 본격 방한 시점은 지금으로선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다"며 "다음달 중순에 이루어질 한중 정상회담에서 논의가 된 후에야 좀 더 명확하게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월 중국 춘절을 맞아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에 도착한 유커들

장유재 '중국 인바운드여행사연합'(KCT) 대표 역시 아직은 신중한 태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장 대표는 "베이징하고 산둥이 풀렸다고 하지만 시범적인 조치일 뿐"이라며 "여기에 크루즈, 전세기, 온라인(OTA)으로 여행객 모객 활동은 금지한다는 조건이 붙어 오로지 인센티브(기업 단체여행)처럼 조용히 모객하는 단체여행만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 현지 여행사로부터 문의가 조금씩 들어오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유커들을 본격적으로 모객하기 위해선 광고를 해야 하는데, 지금으로선 그것도 쉽지 않으니 반쪽짜리 허용이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관광업계에선 중국 관광객 모객보다는 금한령 이전에 행해졌던 초저가 여행 상품 판매를 근절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한 관광 전문가는 "중단됐던 '한중' 항공 노선을 회복해야 하는 등 당장 바로 중국인들의 방한이 정상화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과거 꾸준히 문제가 제기됐던 쇼핑 위주의 덤핑 상품을 하루빨리 근절하는 장치를 마련하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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