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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고유가·원화 강세 '뉴노멀' 예고, 기업들 경영전략 다시 짠다기업들, 금리보다 환율·유가에 더 촉각 경제계 "기업실적 편중 심화, 추가 금리인상 신중해야"

저금리·저유가·원화 약세로 대변되는 3저(低) 시대가 종말을 예고하면서 기업들도 새로운 전략 마련에 착수했다. 삼성과 현대자동차, SK, LG 등 주요 대기업들은 내년도 사업전략을 확정하는 경영전략 회의에서 ‘고금리·고유가·원화 강세’로 대변되는 ‘뉴노멀’ 시대에 대한 대응방안을 집중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이 30일 6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렸다. 앞서 국제 유가 역시 2년 반 만에 배럴당 60달러 선을 넘나들고 있다. 원/달러 환율도 두 달도 안 돼 1130원대에서 1080원대까지 떨어졌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금리가 올라가면 기업들의 이자 부담이 커지고 특히 부채가 많은 기업들에게는 채무이자 부담 증가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며 “금리 상승이 원화 강세 압력을 높여 수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 수석연구위원은 “다만 소폭의 금리 인상이 당장 심각한 수준의 어려움을 가져오진 않겠지만, 앞으로 몇 차례 금리가 더 오를 예정이어서 금융비용 상승으로 인한 기업 부담이 점차 커질 전망”이라며 “금리 인상 자체는 기업들에게 부정적이지만  금리 인상이 한국 경제의 회복세를 반영하는 결과이기 때문에 기업들의 사업 경쟁력에 따라 희비가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 경영전략 회의 앞두고 대외변수 재점검, 전략 다시 짠다

경영전략회의를 앞두고 있는 대기업들은 새로운 변수들을 반영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삼성을 비롯한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12월에 최고경영자(CEO)가 모두 참석하는 경영전략회의를 열어 내년도 사업전략을 확정한다.

A대기업 관계자는 “12월에 최고경영자(CEO)와 전세계 주요 임원들이 참석하는 경영전략 회의가 예정돼 있다”며 “대략적인 큰 틀을 잡았지만 금리 인상에 따른 파급효과 등을 추가적으로 반영해 경영전략을 다듬고 있다”고 설명했다.

B대기업 관계자는 “최근 환율이나 국제 유가 변동성이 심화하면서 경영전략의 기본 변수들이 움직이고 있다”며 “내년에도 이같은 변동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돼 다양한 시나리오 별로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갖추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기준금리 보다는 환율과 국제 유가에 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수출 비중이 높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과 직결되는 환율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다.

C대기업 관계자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원화 강세가 더 가파르게 진행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미국도 금리 인상이 예정돼 있기 때문에 다시 달러가 오를 가능성도 있어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 옷 갈아입은 ‘뉴노멀’ 업종별로 희비

경제계와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인상과 원화 강세 등의 여파가 업종별로 다르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환율이 하락하면 수입하는 원자재 가격이 떨어지는 반면 수출 단가는 상승하게 된다”며 “수출 국가가 다양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환 헤지가 되고 별도의 헤지 장치도 마련해 놨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나라 수출을 이끌고 있는 반도체의 경우 시장지배력이 있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반도체 가격이 상승하면 수요가 줄어들 수 있지만 물량 조절을 통해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분명 방향은 마이너스인 것은 맞다"면서도 "하지만 아직까지는 기존에 낮았던 것들이 반등하는 수준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세 가지 지표 모두 기업활동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기 때문에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포스코 관계자는 “부채가 많은 회사가 아니라 금리인상의 영향은 크지 않다”며 “원화 강세 시 철광석, 석탄 등 원료 수입가격 인하로 원가가 하락하는 긍정적 측면이 있지만 반대로 제품을 수출하는 측면에서는 가격이 상승해 다소 불리한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중국의 노후설비 폐쇄 등 구조조정 효과로 글로벌 시황이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수출시장이 개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항공업계의 표정은 다소 어둡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자금조달이나 이자비용 등에서 금리인상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다만 원화차입금이 거의 고정금리여서 큰 영향은 없다”고 설명했다.

항공업계는 유가 상승에도 민감하다. A항공사 관계자는 “국제 유가가 워낙 떨어져 있던 상태여서 아직 크게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다”며 “금리와 환율, 유가 모두 마이너스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지만 아직 큰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 경제계, 추가 금리인상 신중해야 ‘당부’  

경제계는 이번 금리 인상이 기업 경영에 직접적인 타격이 되지는 않겠지만 추가 금리인상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이경상 경제조사본부장은 “경기가 편중화 현상이 심하고 반도체를 제외하면 경제 온기가 없다”며 “금리가 경기 속도를 조절하는 수단인 만큼 경기 회복이 확산되는 걸 지켜보면서 인상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본부장은 “과거 경기 회복기에는 기업들이 혜택을 봤지만 지금은 과거와 같은 활력이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며 “본격적인 금리인상 기조로의 전환하는데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국무역협회는 “이번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은 미국의 금리인상 등 해외 여건과 최근 수출 호조에 따른 우리 경제의 회복세를 반영하는 결정이라고 판단된다”며 “기준금리의 인상은 기업의 채무 상환부담을 증가시키는 한편 최근 나타나고 있는 원화 절상을 가속화해 자칫 우리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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