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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무일 "피의자석방 기준 필요…국정원 댓글은 관권선거"검찰총장, 대법원장 '영장심사 존중' 입장에 반박 주요 적폐수사 연내 마무리…범정, 정보·검증 기관으로 개편
문무일 검찰총장이 5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문무일 검찰총장은 5일 구속적부심을 통한 법원 측의 피의자 석방과 관련해 명료한 기준을 두지 않는 것은 헌법적으로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영장심사 등 재판의 결과에 대해 검찰이 공개적 입장을 내놓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한 김명수 대법원장의 발언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문 총장은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개별 사건과 관련해 구속적부심으로 석방되는 것을 제가 논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도 "일반적으로 구속, 특히 신체의 자유를 제한하고 복원하는 것에 관해서는 좀 더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은 적폐청산 수사의 주요 피의자들의 영장이 기각되거나 구속적부심을 통해 풀려날 때마다 법원 결정을 비판하는 내용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해왔다.

이와 관련해 김명수 대법원장은 지난 10월 기자간담회에서 "영장재판도 분명한 재판이다. 재판 결과는 반드시 존중돼야 한다는 것이 법치주의 정신"이라며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김 대법원장은 "언론은 재판에 대한 평가를 어느 정도 자유롭게 해야 한다. 하지만 의견을 내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서 그 정도와 구분은 다르다고 생각한다"며 "적어도 영장을 청구했던 검찰 입장에서 과도하게 법원을 비난하는 내용의 그런 반응을 보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난 1일 이일규 전 대법원장 서세(逝世) 10주기 추념식에서 김 대법원장이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재판 결과를 과도하게 비난하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발언한 것도 김관진 전 장관과 임관빈 전 국방부 정책실장에 대한 구속적부심 석방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군 사이버사령부의 온라인 여론조작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들은 법원이 발부한 영장에 의해 구속됐으나, 구속적부심으로 풀려났다. 이에 여권 정치인들은 구속적부심을 맡은 신광렬 수석부장판사와 관련해 '우병우와 동향·동창·동기' '적폐판사' 등의 비판을 SNS상에 올렸다.

이날 문 총장은 "신체의 자유는 민주주의를 시작하는 단초이고, 이것이 제한되는 것은 일반 국민들이 생활하는 데 초미의 관심사"라며 "신체의 자유에 관해서 어떤 기준, 이런 경우에 따라, 이런 정도면 신체의 자유가 제한될 수 있다는 메시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신체의 자유가 제한되는데 그 기준이, 전문가들조차도 이 경우 제한될까, 다시 복원될까가 명확하지 않다면, 사실 민주주의 헌법적인 기준으로 보면 부적절한 것"이라며 "법절차 과정이 조금 더 명료한 기준에 따라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구속판단에 대한) 법문 자체가 '우려'라고 표현됐기 때문에, 사람별로 판단이 다르다. 기준도 다르다. 그 부분은 우리가 충분히 납득하고 이해한다"면서 "다만 사회공동체에서 자기 자신부터 내가 어떤 행위를 하면 신체 자유가 제한될 수 있다는 예측가능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총장은 최근 잦아진 구속영장 기각과 관련해 "어려운 수사를 돌파해나가는 과정이 상당히 지난했고, 그래서 인신구속의 범위가 약간 넓어진 측면이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을 관권선거로 규정, 수사의 중대성을 강조했다.

그는 "민주주의 과정에서 공무원, 국가기관, 특히 권력기관이 선거에 개입하거나 개인의 동향을 사찰하는 이런 일은 다시는 있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라며 "우리 다음 세대에는 권력기관이 정치에 개입하거나 선거에 개입해 영향을 주거나, 개인활동에 대해 사찰을 하는 이런 일은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 차원에서 이번 수사가 진행되는 것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문 총장은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관권선거 문제 같은 국민적인 트라우마가 있다"며 "관권선거 문제는 과거 자유당정부 시절과 유신정부시절, 권위주의정부 시절까지도 의혹의 대상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역사적인 배경이 있다"고 덧붙였다.

◇"내년부터는 민생사건에 집중할 계획"

검찰은 주요 적폐청산 수사를 연내에 마무리하고, 내년부터는 민생사건 수사에 좀 더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문 총장은 "지금처럼 모든 검찰업무가 수사의뢰, 각 부처에서 넘어온 개혁·적폐부분에 수사가 집중되는 상황은 연내에 마무리할 계획이다"며 "이번달 중순부터 수사가 마무리되는 곳이 있으면, 두번째로 보강한 검사들의 원청복귀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문 총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 관련 사건도 올해 안에 수사가 마무리되느냐는 취지의 질문에는 "그 부분은 수사가 진행되는 상황 따라서 판단해야 한다"며 "이번에는 국정원에서 수사의뢰돼서 온 주요 사건에 대해 마무리 지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무일 검찰총장이 5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문 총장은 이날 대검찰청 '범죄정보기획관실'을 '수사정보정책관'으로 변경, 수사에 국한된 정보만 수집하도록 개편했다고 밝혔다.

범정기획관실은 전국의 범죄첩보를 수집해 총장에게 직접 보고하고, 이를 분석해 일선청에 내려보내는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정치권과 재계, 관가의 동향 등을 광범위하게 파악해 총장의 '친위대' 활동을 한다는 논란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검찰이 무리한 기획수사, 하명수사를 하는 데 일조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일반정보를 수집하지 않고 수사에 국한된 정보만 다루도록 조직을 개편했다. 과거 동향정보와 범죄정보를 각 담당하던 1담당관실과 2담당관실은 수집관리 파트와 검증평가 파트로 개편됐다.

검증평가 파트는 수사정보를 일선에 내려보내기 전에 다시 한번 검증하고, 수사종결 때 해당 정보가 수사에 어느 정도 효용성이 있었는지를 평가하게 된다. 금융거래정보등 외부에서 받은 수사의뢰의 경우에도 이같은 검증과정을 거치기로 했다.

검찰은 행정안정부와의 직제개정 협의를 거쳐 내년쯤 개편을 마무리 짓는다는 계획이다. 수사정보정책관실은 지난 4일 일부 인원을 보충해서 운영을 시작한 상태다.

또한 검찰은 수사방식 연구를 위해 자체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해 운영중이라고 밝혔다. TF는 △압수수색 △수사보안 △피조사자 등에 대해 각 분야별로 대검 반부패부·대변인실·기획조정실 등이 중심이 돼 관련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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