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리 펠트먼 유엔 정무담당 사무차장이 5일부터 나흘간 일정으로 북한을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북한이 이를 받아들인 의도에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달 28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 발사 이후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북한은 유엔측과 만남을 통해 대북제재에 대한 불만 등 자신들의 목소리를 적극 낼 것으로 보인다.

외신에 따르면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4일(현지시간) 기자들에게 "펠트먼 사무차장이 현지의 유엔팀과 외교단을 만나고 유엔 프로젝트 현장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펠트먼 사무총장은 또 북한 지역 유엔 사업 현장을 찾고 또 리용호 외무상과 박명국 외무성 부상 등 고위급을 만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사무차장의 방북은 7년여 만에 처음이다. 지난 2010년 2월 린 파스코에 당시 사무차장과 이듬해 10월 발레리 아모스 당시 유엔인도주의업무조정국 국장이 북한을 방문한 바 있다.

북한이 유엔 사무차장의 방북을 받아들인 것은 펠트먼 사무차장을 통해 자신들의 목소리를 국제사회에 전달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북한은 유엔측에 날이 갈수록 강화되는 대북 제재에 대한 불만을 표현할 가능성이 있다. 대북 제재의 주체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이기 때문이다.

북한대표부는 지난달 28일 유엔공업개발기구(UNIDO) 총회에서 국제사회의 전방위 대북제재를 비판한 바 있다.

또한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인도적 대북 지원에 대해서도 얘기가 오갈 수 있다. 인도적 지원은 유엔 산하 대북지원은 유엔세계식량계획(WFP)에서 맡고 있다.

5일 한 매체에 따르면 WFP는 최근 국제사회의 대북 지원이 급감하면서 지난 달부터 북한 유치원생 19만명에 대한 식량 지원을 중단했다. 이에 따라 북한은 펠트먼 사무차장에게 주민들의 어려운 생활을 언급하며 조속한 지원을 요청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과의 대화 가능성을 탐색할 가능성도 있다. 북한은 국가 핵무력 완성 선언 이후  대화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펠트먼 사무차장도 이번 방북에서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중재에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되는 상황이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에 제재를 가하는 주체가 대상인 북한을 방문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며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북한으로서는 외부와 대화의 장이 필요한데 북미 관계가 막혀 있는 상황에서 유엔과의 대화는 자신들의 입장이 국제사회에 반영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에 대한 얘기가 오갈 것이란 기대도 있다. 유엔은 지난달 총회를 열고 평창동계올림픽 휴전결의안을 채택한 만큼 북한에 평화올림픽을 함께 만들자고 제안할 가능성도 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장은 "펠트먼 사무차장이 북한에 가는 이유는 평창올림픽 때문이라고 생각된다"며 "북한으로서는 핵무력 완성까지 선언했지만 유엔에서 중재를 해줘 평창올림픽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면 금상첨화"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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