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현대산업개발이 기업분할을 통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다. 그동안 복잡했던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고 정몽규 회장 등 오너가(家)의 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현대산업개발은 5일 이사회를 열어 기업분할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기존 현대산업개발을 투자회사인 HDC주식회사(기존 존속법인)와 사업회사인 HDC현대산업개발주식회사(신설)로 나누고 투자회사가 지주사 역할을 맡는 방식이다.

HDC주식회사는 자회사의 지분 관리와 투자사업, 부동산임대사업부문 등을 맡아 투자회사의 역할을 하게 된다. HDC현대산업개발주식회사는 본래의 사업인 건설사업부문과 호텔·콘도 사업부문을 영위하는 사업회사의 역할을 맡는다.

존속회사와 신설회사의 분할 비율은 약 42:58로 진행될 예정이다. 기존 회사 주주들이 지분율대로 신설회사 주식을 나눠 갖는 인적분할 방식이 적용된다.

현대산업개발은 내년 3월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내년 5월 1일부로 지주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산업개발은 이번 기업분할에 대해 투자와 사업 기능을 분리해 경영투명성을 강화하고 책임경영을 확대해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현대산업개발은 그동안 복잡한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고 정몽규 회장의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지주사 전환을 모색해 왔다.

정 회장 등 오너 일가가 가진 현대산업개발 지분은 18.56%다. 나머지는 국민연금(9.98%), 템플턴자산운용(9.87%), 블랙록자산운용(5.03%) 등이 나눠 갖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현대산업개발은 자사주를 적극적으로 매입하면서 지주사 전환을 대비해 왔다. 작년 말 현대산업개발의 자사주 규모는 180만주로 2.39%에 그쳤지만 올해 1~4월 200만주, 4~7월 150만주를 추가로 매입해 현재 자사주 비중은 7.03%로 높아졌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기업을 분할해 관계사끼리 주식을 교환할 경우 의결권이 부활하기 때문에 최대 주주의 지배력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증권업계는 현대산업개발이 기업분할을 끝내면 지주사를 자회사 중 하나인 아이콘트롤스와 합병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정 회장은 아이콘트롤스 지분 29.89%를 보유하고 있는데 지주사가 아이콘트롤스와 합병한 뒤 자사주 의결권을 부활시키면 30%에 가까운 지배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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