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시아해저터널 외부 전경

정부는 유라시아와 연계를 강화해 미래 성장동력을 창출하고 한반도 평화정착 기반을 구축할 수 있도록 '북방경제협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특히 러시아에 대해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신(新)북방정책' 구상에 따라 '9-Bridge'(9개의 다리) 전략으로 경제협력을 강화한다.

대통령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위원장 송영길)는 7일 오전 서울 광화문 KT 빌딩에서 현판식에 이어 제1차 회의를 열고 이러한 내용의 △북방경제협력 추진방향 △'9개의 다리' 분야별 추진방향 등을 논의했다.

앞서 소련(1990년), 중국(1992년)과 외교관계를 수립하면서 시작된 북방정책은 이전 정부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로 추진됐지만, 교역·투자가 급증한 중국과 비교하면 러시아 등 다른 유라시아 국가와의 경제협력 성과는 미미한 수준이다.

아울러 유라시아 경제연합(EAEU) 출범, 러시아 신동방정책, 중국 일대일로 등 역내 경제통합과 개방 움직임이 가속화되는 상황도 적극적인 북방경제협력 추진의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우선 정부는 북방경제협력위원회를 중심으로 유기적인 추진체계를 구축한다. 유라시아 협력국가와 고위급 상시채널을 가동하고 2018년 상반기에는 러시아 극동개발부와 MOU(양해각서)를 체결할 예정이다.

특히 러시아 극동개발 협력을 위해 '9개의 다리' 전략을 추진한다.

'9개의 다리'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월 러시아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 기조연설에서 밝힌 북방경제협력 분야로 가스·철도·항만·전력·북극항로·조선·농업·수산·일자리 등이 해당한다.

문재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청와대)

이중 '전력' 분야의 핵심은 한국·중국·러시아 등의 전력망을 연계하는 '동북아 슈퍼그리드'다. 민간기업 수준에서 논의가 진행되던 동북아 슈퍼그리드의 조속한 추진을 위해 현재 정부·기업·학계 등이 참여하는 TF가 꾸려진 상태다.

앞으로는 정부간 협의 채널을 조속히 마련해 공동해양조사 등을 거쳐 2022년까지 일부 구간 착공을 추진하고 한-러 공동연구도 모색할 계획이다.

'철도'와 관련해서는 향후 한반도-유라시아 철도연결 가능성 등을 고려해 정관개정 등을 통한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회원국 가입을 추진한다. OSJD에는 북한도 속해 있는데 가입 요건이 '만장일치'라 우리나라의 진입이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전력' 외 다른 분야도 각각 TF를 구성·운영하고 러시아 극동개발부와 공동으로 구체적인 협력과제를 발굴, 2018년 9월 동방경제포럼에서 진행상황을 중간 발표할 계획이다.

다만 정부는 그간의 북방정책이 북한 등 국제정세에 따라 정책기조가 변화해 지속적인 정책추진의 한계가 있었던 점을 고려해 북한을 '필수 참석자'로 간주하지 않기로 했다.

위원회 지원단장인 이태호 청와대 통상비서관은 전날(6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에서 "러시아 등 상대방 국가와의 양자적인 협력을 충분히 진척하는 데 집중하겠다"며 "향후 여건이 조성되면 북한 참여를 환영하는 입장으로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유라시아 경제권을 동부(러시아 극동·중국), 중부(중앙아시아·몽골), 서부(러시아 서부·우크라이나·벨라루스) 등 3대 권역으로 구분해 지역별 차별화 전략도 추진한다.

정부는 이날 논의된 내용을 구체화하기 위해 내년 4월까지 위원회와 관계부처 합동으로 북방경제협력 로드맵을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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