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특성화고·마이스터고 산업체파견현장실습 폐지와 대안적인 직업교육 계획 수립을 촉구하는 입법청원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산업체파견현장실습 폐지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지난 11월9일 제주에서 현장실습 중이던 서귀포산업과학고등학교 3학년 고(故) 이민호군이 사고로 숨지는 등 특성화고 출신 현장실습생의 안전사고가 줄을 잇는 가운데, 시민사회단체들이 산업체 파견 현장실습을 금지할 법적 근거를 마련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산업체 파견 현장실습 중단과 청소년 노동인권 실현을 위한 대책회의'(대책회의)는 12일 오전 10시30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장실습은 취업 전 단계가 아니라 직업교육의 한 과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1일 산업체 현장실습을 학습 중심 형태로 바꾸고 기간도 6개월 이내에서 최대 3개월로 줄이는 등의 내용을 담은 '직업계고 현장실습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대책회의는 "교육부는 산업체 파견 현장실습을 폐지한다면서도 또다른 형태인 산학 일체형 도제학교를 졸속으로 확대하고 있다"며 "도제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이미 선배들이 현장실습에서 겪었던 온갖 문제들을 되풀이당하고 있으며, 도제학교 업무를 수행하던 한 교사가 과도한 기업유치 압박에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실습은 교육과정이지만 이를 분명히 하는 법적 근거는 미흡하다"며 "직업계고의 현장실습 운영을 초·중등교육법에 담아 교육과정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종희 변호사는 "기간도 운영방식도 동일한데 다른 이름표를 붙인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직업교육훈련촉진법의 산업체 현장실습 의무규정이 초중등교육과정 중에 있는 자에게 적용되지 않게 하고, 산업체에 근로제공하는 형태의 현장실습도 명확히 금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책회의는 이날 9578명의 시민이 서명한 '대안적 직업교육 계획 수립 촉구' 입법 청원을 교육부에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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