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회의장과 여야 3당 원내대표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실에서 회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정 의장, 김성태 자유한국당 신임 원내대표.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원내사령탑이 교체됨에 따라 여야의 협치가 원만하게 이뤄질 것인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국당은 전날(12일) 원내대표 경선을 통해 신임 원내대표로 김성태 의원을 선출했다. 김 신임 원내대표 선출 이후 여야 3당 원내대표는 상견례를 겸한 회동을 갖고 12월 임시국회 일정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들은 첫 만남부터 날선 신경전을 펼쳤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서로를 향해 뼈가 담긴 말들을 주고 받으며 향후 험난한 협상을 예고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자유한국당이 본의든 아니든 패싱·배제되고 한국당 당원들로부터 야당이 맞냐고 할 정도로 많은 질책과 비난도 있었다"며 "대여 투쟁력이 결여된 야당은 존재가치가 없다. 앞으로 자유한국당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대여 투쟁력을 제대로 갖춘 가운데 협상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또 "의장께서도 3당간 협상에 있어 제1야당이 그냥 무시되고 배제된 가운데 하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고 했으며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에는 "많이 배려해주고 양보해 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이에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김 원내대표가 투쟁력을 보여준다는데 우리 전통에 강강수월래가 있다"며 "싸워도 춤을 같이 춰야 한다. 이번 국회가 함께 춤추며 싸우는 국회가 됐으면 하고 국민을 위해서 협치를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우 원내대표는 "김 원내대표가 '패싱'이라고 했는데 함께 춤을 못춰서 생긴 문제가 아닌가 한다"고 반박했다.

물론, 이날 협상에선 서로의 처지를 고려한 결정도 나와 향후 협치 실현에 대한 기대감도 남겼다.

여야는 12월 임시회 내 최경환 체포동의안 표결 처리를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이를 두고 우원식·김동철 원내대표가 김성태 원내대표의 짐을 덜어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당은 최경환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처리가 껄끄러울 수밖에 없기에 우원식·김동철 원내대표가 처음 협상장에 나선 김성태 원내대표의 체면을 세워준 것으로 볼 수 있다. 제1야당에 대한 다른 교섭단체 대표들의 유화 제스처로 풀이된다.

여야는 또 일단 12월 임시국회의 중요 과제인 법안 처리에도 나설 예정이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국회에 7739건의 법안이 계류된 상태인데 법안 심사 실적이 저조한 데 대해 의장이 독려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고 118개의 법안이 올라가 있는데 이를 처리해야 하기에 22일 의결이 되도록 협조해달라는 요청이 있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여전히 여야의 협치가 쉽사리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내년 6월 지방선거가 6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 모두 자신의 지지층 결집을 위해 상대를 향해 각을 세울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게다가 여야 모두 추진하고 있는 개혁 법안에 대한 입장차도 여전해 여야의 협치가 성공적으로 이뤄질 지는 여전히 미지수라는 분석이 중론이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실에서 열린 정세균 의장-여야 3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 우 원내대표, 정 의장, 김성태 자유한국당 신임 원내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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