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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화원 마스크엔 금세 살얼음이"…칼바람 한파 속 '구슬땀'주차장·길거리 골목서 추위와 싸우는 사람들 "추워도 일할 수 있어 좋아"

아침기온이 연일 -10도를 밑돌며 동(冬)장군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유난히 추위가 괴로운 사람들이 있다. 바로 거리에서 칼바람과 정면으로 싸우며 일해야 하는 사람들이다.

13일 서울 지역은 계속된 한파로 아침 최저기온이 -12도까지 떨어졌다. 체감온도는 -16도로, 장기간 야외활동 시 저체온증과 함께 동상의 위험도 큰 수준이다.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주차장에는 이른 시간부터 차량 수대가 바쁘게 오갔다. 모두 이곳에서 대리주차 일을 하는 김모씨(67)가 운전하는 차량이었다.

시시각각 건물 사이로 들이닥치는 칼바람을 이겨내기 위해 김씨는 두꺼운 오리털 외투로 중무장한 상태였다. 그는 춥지 않냐는 물음에 "늙은이한테 힘든 일이 어디 있나"며 "일할 수 있다는 것 자체로 기쁘다"고 오히려 웃어 보였다.
  
옆 골목에서 만난 환경미화원 김모씨(41)의 볼은 추위로 불그스레 달아올라 있었다. 입김은 금세 살얼음으로 얼어붙어 검정 마스크에 대롱대롱 달려 있는 모습이었다.

김씨는 "청소를 하다 보면 땀이 나서 외투는 얇게 입는다"며 "패딩을 입으면 거추장스럽고 너무 덥다"고 설명했다.

13일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골목에서 환경미화원 김모씨(41)가 거리를 청소하고 있다.

광진구 군자역에서는 출입구를 바쁘게 오가는 시민들 사이로 바쁘게 전단지를 건네는 사람들이 있었다. 이들 대부분은 50~60대 연령대 '아주머니 알바생'이다.

지하철역 입구에서 만난 이들은 "전단지를 하나씩 나눠주려면 맨손으로 해야 한다"며 손가락 부분을 자른 털장갑을 보여줬다. 이들의 손가락은 찬바람을 그대로 맞아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박모씨(55·여)는 "방한화, 귀마개에 두꺼운 외투는 필수"라며 "추위도 추위지만, 햇볕에서 오래 일하니 겨울철 자외선도 신경 쓰인다"고 말했다.

강서구 화곡동의 한 과일가게 가판대는 사과, 배 감귤 등 가지각색 과일들이 '자연냉장' 상태로 진열돼 있었다. 도무지 얼지 않고 배기기 힘들 것 같은 날씨에도 진열대는 빈틈없이 채워진 모습이었다.

이곳에서 일하는 고승호씨(51)는 "감귤이나 사과는 웬만해서는 잘 얼지 않는 편"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한파 예보가 있어 옷가지를 더 챙겨입었다"며 "다른 동료들은 방한화를 신기도 했다"고 전했다.

13일 오전 서울 강서구 화곡역 앞에서 만난 야구르트 판매원 허모씨(58·여).

한파에도 '야구르트 아주머니'는 평소와 다름없이 골목 곳곳을 누볐다. 화곡동 거리에서 만난 허모씨(58·여)는 "너무 (몸이) 시렵고, 너무 춥다. 점수로 표현하자면 80점짜리 추위"라며 "옷 안에 핫팩을 모두 6개나 붙이고 나왔다"고 말했다.

허씨는 "이런 날에는 음료를 밖에 꺼내놓으면 조금만 있어도 언다"며 "그래서 중간중간 (음료를) 뺐다가 다시 집어넣었다를 반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겨울철 길거리에서 자주 찾아볼 수 있는 붕어빵 등 노점상도 제철을 맞아 흰 연기를 모락모락 피우기 시작했다. 화곡역 인근에서 10년째 장사를 해오고 있다는 류모씨(66)는 이날 아침부터 붕어빵과 어묵을 분주하게 만들고 있었다.

류씨는 "올겨울 들어 제일 추운 것 같다"며 혀를 내둘렀다. 그러면서 그는 "이렇게 추운 날에는 오히려 장사가 안된다"며 "손님이 줄어 30%가량 매출이 떨어진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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