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14일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회동을 갖고 있다. (자유한국당 제공)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14일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문제와 관련해 "(북한과의) '대화를 위한 대화'는 필요 없다"는 뜻을 밝혔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일본 도쿄 제국호텔에서 열린 홍준표 한국당 대표의 아베 총리 회동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아베 총리가 홍 대표를 만나 "북한이 미국의 강한 의지를 과소평가해선 안된다. (북한과) '대화를 위한 대화'는 필요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날 홍 대표는 오후 3시30분쯤부터 약 33분간 일본 도쿄 총리관저에서 아베 총리와 회동을 가졌다.

회동 자리에 홍 대표와 배석했던 장 수석대변인은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북한에 '조건없는 대화'를 제안한 것과 관련, 일본 정부의 입장을 묻자 아베 총리가 "가정해서 이야기할 수는 없다"면서도 "북한이 미국의 강한 의지를 과소평가해선 안될 것이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장 수석대변인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북한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강력한 경제재제가 우선되어야 한다면서 "유엔 대북제재 결의안을 중국과 러시아가 동의하고 확실히 실천한다면 북한 경제에 큰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선적으로 한·미·일 동맹과 미·일, 한·일 양자 동맹이 북핵위기를 막아내는 데에 가장 중요한 관점이라 생각한다"고 했다고 장 수석대변인은 밝혔다.

홍 대표는 이날 아베 총리와의 전격 회동 성과에 대해 "일본 아베 정부가 북핵 문제에 대해 한국당과 동일한 인식을 갖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아베 총리와 북한 문제에 대해 충분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자평했다.

홍 대표는 아베 총리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핵 관련)모든 옵션, 트럼프 대통령이 테이블 위에 얹어놓은 모든 옵션을 적극 지지한다"며 "어떤 이유로도 북핵은 용인하지 않는다. 모든 수단을 동원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아베 총리는 또 "일본 상공에서라도 좋으니 한미일 군사훈련을 했으면 좋겠는데 대한민국 정부가 (검토)하고 있지 않아 아쉽게 생각한다. 문재인 정부의 8억엔(800만달러) 규모의 인도적 (북한)지원을 신중히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홍 대표는 방일에 앞서 아베 총리의 측근으로 알려진 마츠야마 세이지(松山政司) 내각부특명담당대신과 서울에서 만나 지난 방미 성과를 토대로 국내 전술핵 재배치 필요성을 강조하는 의사도 미리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동에서 아베 총리는 홍 대표를 향해 '위안부 문제와 국회 내 강제징용노무자 기념상 설치 문제에 대해 한국 국회의원들에게 잘 설명해 달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이에 대해 홍 대표는 "이번에 온 목적인 북핵 문제가 희석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내가 답하지 않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한편 홍 대표는 이날 '제1야당 대표가 일본 총리를 만나 한국 정부와 다른 목소리를 낸다'는 비판이 있다는 기자의 질문에는 "5천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책임지고 (북핵 대응을) 엉터리로 하는데 왜 두가지 목소리라고 하냐"며 "5천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이 달린 문제"라고 재차 강조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에 동행한 취재단이 중국 측 경호 관계자들로부터 집단 폭행을 당한 데 대해서는 "얼마나 얕잡아봤으면 그런 일이 일어났겠나"라며 "그런데 (문 대통령이) 왜 갔을까. 그런 대접을 받으면서 거기를 왜 갔을까 그런 생각도 해본다"고 언급했다.

홍 대표는 북핵 도발에 따른 안보 위협 대책을 모색하고 일본 고위급 지도부들과 만나 한일 양국의 협력 강화를 논의하기 위해 지난 13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일본에 머물고 있다.

제1야당 대표의 일본 총리 회동은 과거 2006년 3월 당시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제1야당 대표로서 일본의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郎) 전 총리를 만난 이후 11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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