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했던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1월11일 (현지시간) 베트남 다낭 크라운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악수를 하고 있는 모습. (청와대 페이스북)

한중 정상이 14일 회담에서 '한반도 전쟁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원칙에 합의하면서 선제타격 가능성을 시사한 미국에 대한 중국의 경고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전쟁 불가' 기존 원칙에 중국이 동의한 것으로 볼 수 있으나 '전쟁을 용납할 수 없다'는 양국 정상의 구체적 합의는 기존 중국의 입장에서 한발 더 나아간 것이다. 중국은 그동안 한반도비핵화, 한반도 평화·안정 수호, 대화·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 등 한반도에 관한 3대 원칙을 강조해왔다.

아울러 한중 정상은 한반도의 모든 문제를 대화와 협상을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하지만 6차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발사로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북한이 유엔(UN) 등을 통해 국제사회에 대화 제스처를 보내자 미국은 '입장 변화는 없다'며 일축, 군사행동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조건없는 첫 대화'를 전격 제의했음에도 백악관과 국무부가 '미 행정부의 기존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반박성 발언을 내놓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강력한 대북 압박 기조에 변함이 없음을 드러냈다.

미국내에서는 경제·외교 제재에 이어 새로운 차원의 해상차단까지 고려하고 있어 북한이 백기를 올리며 협상테이블에 나서는 방안을 고수하고 있다.

국제사회가 지정한 해역에서 북한 선박에 대한 적극적 해상차단을 실시하다면 북한의 탄도미사일 추가 발사 등이 예상되고 이는 자국 방어 명분아래 미국의 북한 선제타격 정당성을 높여준다.

한반도뿐만 아니라 남중국해 영토 분쟁 등 아시아·태평양에서 경쟁·갈등 구도를 이어온 미·중 사이에서 중국의 한반도 전쟁 불가 방침은 미국의 독단적 결정 가능성에 대한 경고의 의미로 풀이된다.

한중 정상간 '핫라인' 구축 합의도 한반도 문제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한 중국의 의도와 우리정부의 위기 관리 목적이 맞닿아 성사됐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확대해석을 경계하면서도 "깊게 생각하면 미국에 대한 중국의 견제·경고 의도를 가늠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역대 최대규모의 한미 연합 공군훈련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 당시 이례적으로 서해상에서 대규모 공군훈련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져 미중간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다.

한편 청와대는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4대 원칙이 대북 군사옵션을 거론하는 미국 측과 충분히 공조될 수 있을지 우려가 있다'는 질문을 받고 "다시 강조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말했듯 미국의 군사옵션은 외교적·평화적 해법을 위한 수단이다. 그것이 끝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의 공식 입장은 지난 6월 (문 대통령이) 방미했을 때 공동성명에 나온 (북핵 문제에 대한) 평화적·외교적 해법이고, 4대 원칙도 미국의 공식 입장과 다르지 않다고 파악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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