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 서대청에서 열린 MOU 서명식을 마치고 악수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 서대청에서 열린 MOU 서명식을 마치고 악수하고 있다.

중국을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한 논의를 가졌지만 다시 사드가 거론되는 등 빛이 바랬다는 평가다.

한중 25주년을 맞아 연내 방중하겠다는 우리 측 의지가 강했던 것과 달리 홀대 외교 논란 속에서 개최된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예상대로 사드 문제가 거론됐고 북핵 해법에 대해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는데 그쳤다.

특히 우리 정상의 국빈 방문임에도 불구, 양국 성명과 공동 기자회견이 생략된 점은 아쉬운 대목으로 꼽힌다. 그동안 국빈 방문 이후 공동 성명이 나오지 않은 적이 없던 점에 비춰봤을 때 양국 간 이견차를 더욱더 드러내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는 사드, 북핵 해법 등과 관련해 여전히 양국 간 이견이 뚜렷하게 존재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이날 정상회담에서는 사드와 관련된 갈등을 '봉인'했다는 우리 정부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시진핑 주석은 사드와 관련해 중국 측 입장을 거듭 밝히면서 "한국측이 이를 지속적으로 적절하게 처리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사드를 '장애물' 등으로 비유하거나 '역사적 책임'으로 언급하면서 공개적으로 불만을 제기했던 것과 달리 다소 수위가 낮아진 점이 그나마 평가할 만하다는 지적도 있다. 

다만, '적절하게 처리하기를 희망한다'는 것은 향후에도 사드 관련 추가 이행 조치를 요구할 여지를 남겨둔 것으로도 해석된다.

이에 대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시 주석이 사드와 관련된 발언을 했으나 양국 발전적 방향으로의 관계 개선 등이 있을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설명했다.

북핵 문제에 대해서도 '한반도에서의 전쟁 용납 불가' 등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확보하기 위한 4가지 원칙에 의견을 같이했다.

그러나 이는 그동안 북한 비핵화 및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이라는 원론적 입장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가 독자 대북 제재를 취하는 등의 제재 및 압박 강화하는 상황에서 중국 측의 제재 동참을 촉구하는 발언이 없었던 셈이다. 중국 측과의 불필요한 마찰을 최소화하려는 우리 정부의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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