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국립순천대학교 총학생회장이 대학본부 앞에 천막을 치고 대학본부측의 총학생회 선거개입 중단을 요구하는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국립순천대학교 총학생회장이 대학본부 측의 2018학년도 총학생회장 선거과정 개입 중단을 요구하며 지난 11일부터 7일째 대학본부 앞에서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17일 순천대와 총학생회에 따르면 임모 총학회장(25)은 차기 회장선거 과정에서 대학 측이 특정후보를 염두에 두고 개입, 학생자치권이 파괴되고 총학선거가 파행으로 치달았다고 주장하며 학교 측의 사과와 입학처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2018학년도 순천대 총학생회장 선거에는 학점 미달 논란의 당사자로 단과대 학생회장을 맡고 있는 강모씨(4학년)에 맞서 최모씨가 입후보하려 했다.

입후보 과정에서 최씨는 올해 1학기 학생회비(학기당 1만원)을 납부하지 않아 후보등록이 이뤄지지 않았고, 강모 후보는 단독 후보가 되는 상황에 놓였다.

이에 후보자격을 거부당한 최씨는 정부 '국민신문고'와 교내 인권센터, 소셜미디어 등에 타 후보의 학점 미달 등 선거 과정의 문제를 제기했고, 학교 측은 선거 불인정 공고를 냈다.

학교 측은 현재의 총학생회 집행부가 회장 선거후보자 등록일(10월19일)을 3일 앞두고 '긴급확대운영위원회'를 소집해 피선거권자 성적제한(학점 2.75이상)을 폐지한 것을 문제 삼았다.

대학 측은 이같은 조치가 특정학생의 출마를 위한 과정으로 보고 지난 11일 오후 3시쯤 진행 중인 총학생회 선거절차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총학생회 측에 전달했다.

이외에도 불신임 사유로 교내 인권센터의 권고사항인 학생총회 개최와  새로운 선관위 불이행, 학생총회의 비민주적 진행과 파행 등을 들었다.

학교 측의 이같은 결정에 대해 현 집행부인 총학생회는 학교 측의 선거개입으로 규정하고 총학생회장이 단식 농성에 들어갔다.

임 회장은 "선거를 앞두고 최고 의결기구인 총회를 열고 학생 스스로의 결정으로 성적제한을 없앴고 선관위도 새롭게 구성했다"며 "하지만 학교 측이 이를 인정치 않고 총학생회장 선거를 불인정한다고 밝힌 것은 전체학생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억울해했다.

이어 "학교 측이 총학생회 선거에 출마하려는 후보에게 상대 후보 측 학생과 러닝메이트로 나서라고 한 녹취파일도 가지고 있다"며 "이는 누가 뭐라고 해도 학교 측이 누군가를 염두에 두고 지원하려는 선거개입 의도가 확인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사정이 이렇지만 총학생회장 선거과정에서 현 집행부가 부정을 저지른 것처럼 알려지고 있다"며 "억울한 심정을 알리기 위해 단식투쟁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선거개입 논란에 대해 대학 관계자는 "총학 선거 절차를 인정하지 않겠다고 한 것은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잘못된 선례가 남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절차"라며 "총학생회장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상대방 후보와 함께 하라고 한 것은 다툼이 너무 심해 이를 화해시키기 위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17일 국립순천대학교 총학생회장이 대학본부 앞에 천막을 치고 대학본부측의 총학생회 선거개입 중단을 요구하는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한편 순천대는 박근혜 정권 시절이던 2015년 10월, 2순위 총장 후보인 박진성 교수가 총장으로 임명되자 교수회를 중심으로 강력한 반발 움직임이 일어나는 등 상당기간 후유증에 시달렸다.

'순천대 비민주적 총장 임명 철회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됐으며 같은 해 11월30일에는 박진성 총장 취임식장 앞에서 상여시위도 펼쳐졌다.

이후 총장 후보 1순위 추천자였던 정순관 교수(현 지방자치발전위원장)가 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총장 임명 제청 처분 취소'를 요구하며 행정소송도 제기했다.

지난 10월11일에는 이 대학 A교수가 강의 중 학생들에게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와 여성에 대한 비하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결국 파면 의결되는 등 학교의 이미지가 실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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