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충북 제천시 하소동 스포츠센터 화재현장에서 건물벽이 검게 그을려 있고 유리창이 깨져 있는 모습이 당시 참상을 엿볼 수 있다. 지난 21일 오후 화재가 발생해 현재까지 29명이 숨지고 31명이 입원 치료중이다.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는 가연성 외장재를 사용한 드라이비트 공법 때문에 대참사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전국에서 건물이 가장 많은 서울시 드라이비트 건축물 현황은 아직 제대로 파악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드라이비트는 건물 외벽 콘크리트 겉에 단열을 위해 스티로폼을 붙이고 시멘트를 입히는 공법이다. 불에 잘 타고 유독가스를 내뿜는 스티로폼 탓에 화재에 매우 취약하다. 

24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내 건축물은 2016년 기준으로 총 62만838동에 이르지만 드라이비트 공법을 포함해 가연성 외장재를 사용한 건축물 현황은 미확인 상태다.

다만 2015년 의정부아파트 화재 후 서민층과 1인 가구가 주로 사는 도시형생활주택 실태조사는 완료됐다. 서울시에 따르면 시내 도시형생활주택 총 5066동 중 드라이비트 공법 등 가연성 외장재를 사용한 건물은 1489동(29.3%)으로 확인됐다. 서울시는 당시 6층 이상 신축 건축물은 모든 층을 비가연성 재료로 시공할 것을 의무화했다. 기존 건축물은 화재예방시설 설치비용을 지원했다.  

서울시는 드라이비트공법을 비롯한 가연성 외장재를 사용한 건축물 전수 조사가 쉽지않다고 설명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최근 25개 자치구에 현황 조사를 요청했으나 실태 파악이 어렵다는 반응이었다"고 말했다.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가 함께 운영하는 건축물행정시스템 '세움터'에도 건축물의 재료 정보는 제외됐다. 실태를 파악하려면 결국 건축물 인허가권을 가진 해당 자치구에서 일일이 도면 확인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그 숫자가 워낙 많아 조사하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를 계기로 서울시내 모든 건축물의 드라이비트공법 및 가연성 외장재 실태 파악을 재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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