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신시가지 아파트 7단지 입구

"단지별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전반적으로 매물이 귀한 상태입니다. (매물을) 내놓기가 무섭게 계약이 성사돼 목동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을 체감할 수 있습니다."(양천구 목동신시가지 내 A공인중개업소 대표)

재건축 기대감과 교육 정책 변화가 맞물리면서 서울 양천구 목동 집값이 무섭게 오르고 있다. 목동신시가지 아파트(1~14단지)는 내년이면 모두 준공 후 30년을 맞아 재건축 연한이 도래한다. 게다가 정부가 최근 외국어고 등 특수목적고와 자율형 사립고의 학생 우선선발권을 금지하면서 강남구 대치동과 더불어 교육 특구인 목동의 부동산시장 열기가 뜨겁다.

◇'목동지구단위계획' 공개…종상향은 풀어야 할 숙제

24일 목동 일대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목동신시가지 7단지 전용 66㎡는 지난 11월까지 9억원 중반대에 거래됐으나 이달 들어 1억원 가까이 상승한 10억4000만원 전후로 계약이 체결됐다. 아직 신고를 하지 않아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조회에선 확인할 수 없다는 게 이 지역 공인중개업소 관계자의 전언이다.

목동 B공인중개업소 대표는 "7단지는 대지지분율이 높아 재건축 투자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곳"이라며 "7단지 27평형(전용면적 환산시  66 ㎡)에서만 최소 3건 이상이 거래됐다"고 말했다.

목동신시가지 아파트촌은 내년 재건축 연한을 맞이한다. 이달 초 양천구청은 주민설명회에서 재건축의 밑그림이 될 '목동지구단위계획'을 공개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현재 최고 15층 2만6629가구 규모의 목동 1~14단지는 재건축을 통해 최고 35층 5만3375가구로 탈바꿈한다.

재건축의 신호탄으로 불리는 지구단위계획의 공개로 목동 집값은 최근 크게 뛰었다. 지난 6일 지구단위계획 주민설명회 이후 양천구 아파트가격은 한 주 만에 0.76% 오르며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다만 본격적인 재건축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서울시의 목동 택지개발지구 관련 용역의 완료 시점이 내년 12월인데다 목동 1~3단지의 종상향도 풀어야할 문제다.

현재 목동 1~3단지는 2종 일반주거지역, 나머지는 3종 일반주거지역이다. 2종 일반주거지역은 용적률 200% 이하를 적용받지만 3종 일반주거지역은 250%를 적용받는다. 양천구청이 공개한 지구단위계획은 1~3단지의 종상향을 전제로 설계한 것인데 서울시는 1~3단지의 종상향 근거가 부족하다며 난색을 보이고 있다.

양천구청 관계자는 "서울시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내년 하반기까지 지구단위계획을 확정하겠다"고 말했다.

양천구 목동의 학원 밀집가의 모습

◇'맹모(孟母)' 집결로 전세값, 매매값과 동반 상승

부동산업계는 정부의 바뀐 교육 정책이 목동 집값을 끌어올리고 있다며 이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최근 자율형 사립고와 외국어고, 국제고 등 특목고의 우선선발권을 없애는 내용의 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개정안은 연내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자사고와 특목고는 일반고와 동시에 학생을 선발하게 된다.

이 때문에 학군 우수지역이 각광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목동은 강남구 대치동과 더불어 대표적인 교육 특구다. 학원가가 밀집해 있고 교육열이 높은 지역으로 이른바 '맹모(孟母)'들이 몰리고 있다는 것.

실제 이 같은 현상은 전세가격 추이에서 잘 드러난다. 양천구 아파트 전세가격은 매매가격 상승세와 궤를 같이한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양천구 전세가격은 최근 0.14% 오르며 서울 전체 평균(0.04%)을 뛰어넘었다.

양지영 R&C 연구소장은 "강남 재건축이 탄력을 받으며 목동 재건축도 주목받고 있고 자사고 폐지 등으로 전통 명문학군에 대한 선호도가 다시 커지고 있다"면서 "(목동은) 상대적으로 강남에 비해 그간 가격상승도 크지 않아 저평가 돼 있다는 인식이 확대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대출규제도 심하고 금리 등 리스크도 커 내년에도 계속 상승세가 지속될지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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