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 강릉으로 향하는 KTX 경강선을 시승하며 언론사 체육부장단과 기자간담회를 갖고 인사말을 하고 있다.(청와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1일 신년사를 통해 올해 2~3월에 열리는 우리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 참가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평창구상' 실현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김 위원장은 이날 조선중앙TV를 통한 신년사에서 핵(核) 단추가 자신의 사무실 책상에 항상 놓여있다고 위협하면서도 "(올해는) 겨울철 올림픽이 열려 북과 남에 의의있는 해"라며 "현지 대표단 파견을 포함해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으며, 당국이 (직접) 만날수도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평창구상은 '평화올림픽'을 만들겠다는 데 방점이 있다.

이를 위해 문 대통령은 한반도 주변 4강(미·중·일·러) 정상들의 개막식 참석을 비롯해 특히 북한 선수단의 올림픽 참가를 평창구상의 과제로 삼은 바 있다.

다만 김 위원장이 평창올림픽 참가조건으로 사실상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함에 따라, 이에 대한 협의가 어떻게 이뤄지느냐가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및 문 대통령 평창구상 실현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신성한 강토를 피로 물들일 핵전쟁 연습을 그만둬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평창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에 상당한 공을 들여왔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두 달만인 7월 강원도 평창을 첫 방문해 올림픽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사실상 스스로 홍보대사를 자처한 셈이다.

이후 각국 정상, 언론과의 만남에서 평창올림픽을 적극 알리고 평창올림픽에 참가해줄 것을 요청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와 관련해선 지난해 12월19일 한국체육기자연맹 소속 언론사 체육부장단과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마지막까지 인내심을 갖고 기다릴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비추어봤을 때 김 위원장의 신년사는 문 대통령의 요청, 또 국제사회의 노력에 화답한 성격이 짙어 보인다.

앞서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북한 선수들의 출전을 위해 직접 국제스키연맹(FIS) 등과 자격기준 완화를 협의한 것은 물론 방북도 추진했었다.

한편으로는 김위원장의 참가 시사는 각국의 북한 대사 추방, 점차 강해지는 유엔 안보리 제재 등 국제적 고립 상황을 탈피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북한이 결과적으로는 평창올림픽 참가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라면서 "대화 국면으로 갈 희망과 가능성이 열리게  됐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김 위원장이 평창올림픽 참가조건으로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내건 것은 문 대통령의 평창구상 실현에 장애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풀이도 나온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속에서 한미훈련 중단은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다만 문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미국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만약 북한이 평창올림픽 기간까지 도발을 멈출 경우, 훈련을 연기하는 문제를 검토할 수 있고, 미국측에서도 검토 중이라고 밝히면서 협의 여지는 상당하다. 

중단까진 아니더라도 일정기간 연기로 협의해볼 수 있지 않겠느냐는 차원이다.

평창올림픽은 2월9일부터 25일까지, 패럴림픽의 경우 3월9일부터 18일까지 열린다. 통상 한미 양국은 매년 3월 키리졸브(Key Resolve)와 독수리훈련을 진행한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도 지난해 12월29일(현지시간) "우리는 늘 훈련 일정을 조정해왔다"며 "함선을 특정기간에만 가용할 수 있고, 정치적 고려도 있을 수 있으며, 현지 휴일 같은 이유들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훈련중지에 대한 질문에는 "일정 변경을 훈련중지로 간주해서는 안된다"고 단호히 선을 그었다.

뉴스1  webmaster@newstour.kr

<저작권자 © 뉴스투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