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균 통일부 장관(오른쪽)이 9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 전체회의 시작에 앞서 북측대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남북 고위급 당국회담이 9일 오전 10시쯤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시작됐다. 25개월 만에 마주 앉은 남북 대표단은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를 언급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회담을 시작했다.

북측 대표단 수석대표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은 이날 오전 10시 개시된 전체회의에 앞선 모두발언에서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온 겨레에게 새해 첫 선물 그 값비싼 결과물을 드리는 게 어떠한가 하는 생각을 가지고 이 자리에 나왔다"고 밝혔다.

리 위원장은 "날씨가 추운 데다 눈이 내렸다"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의 인사말에 "이번 겨울이 여느 때 없이 폭설도 많이 내리고 또 그런가 하면 강추위가 지속적으로 계속되는 게 특징"이라며 날씨 이야기로 운을 뗐다.

이어 "어찌 보면 자연계의 날씨보다 북남 관계가 더 동결상태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다만 자연이 춥든 북남대화와 관계개선을 바라는 민심의 열망은, 비유해서 말하면 두껍게 얼어붙은 얼음장 밑으로 더 거세게 흐르는 물처럼 얼지도 쉬지도 않는다. 그 강렬함에 의해서 북남 고위급 회담이라는 귀중한 자리 마련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우리측 수석대표인 조 장관도 "우리 민심은 남북관계가 화해와 평화로 나가야 한다는 강한 열망을 갖고 있다는 것도 우리가 분명하게 잘 알고 있다"며 "민심이 천심이고 그런 민심에 부응하는 방향으로 회담을 진지하고 성실하게 잘 임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조 장관은 '시작이 반이다'는 속담을 인용, "오랜 남북관계 단절 속에서 회담이 시작됐습니다만 정말 첫걸음이 시작이 반이다"며 "그런 마음으로 의지와 끈기를 갖고 회담을 끌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상충되긴 하지만 '첫술에 배부르랴'하는 것도 감안해 서두르지 않고 끈기를 갖고 하나하나 풀어가면 되겠다 하는 마음 갖고 있다"며 "그런 입장에서 저희가 오늘 첫 남북회담에서 아까 말씀하신 민심에 부응하는 좋은 선물을 저희가 만들어나갈 수 있도록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모두 발언 이후 양측 대표단은 본격적인 회담에 들어갔다. 오전회의는 두시간 남짓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회의 이외에 일정에 대해선 현장 상황에 따라 남북이 상호 합의 하에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길어질 경우 하루를 넘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지난 2015년 12월 차관급 회담 이후 2년여 만에 만나는 남북 대표단은 이번 회담에서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와 남북관계 개선 방안에 대해 논의를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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