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개막하는 평창 동계올림픽에 북한이 참석하는 것을 계기로 남북 대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은 고도의 경계를 유지하면서 대북 압박·제재 의지를 거듭 강조하고 있다. 

평창올림픽이 북한의 선전전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경계를 하면서, 북한의 비핵화를 목표로한 한반도 국면관리를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미국 정부는 24일(현지시간) 북한 핵무기 프로그램과 김정은 정권을 도운 것으로 알려진 중국 무역업체 2곳을 포함해 북한 관련 기관 9곳과 개인 16명, 북한 선박 6척을 제재했다. 이번 제재 대상에는 특히 중국과 러시아 등에 있는 북한 기업 및 은행들의 대표와 북한 해운업체들이 타깃이 됐다.

미 재무부는 중국 무역회사 2곳은 무기 생산에 사용되는 금속과 여타 상품들을 수출하는데 관여했다고 밝혔다.

제재 대상에 포함된 '베이징 청싱무역'과 '단둥 진샹무역'은 2013년 1월부터 지난해 6월 사이 미화 6800만달러 상당의 물품을 북한으로 수출하고 1900만 달러 상당의 물품을 북한에서 수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들어 8번째 독자 제재이자 한달만에 추가 대북 제재를 취한 것은 제재와 압박을 통해 북핵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미국의 의지를 재확인했다는 분석이다. 또한 북한의 비핵화 진전 없이 북미대화에 나설 수 없다는 것을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외교부 당국자는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미국의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라며 "강력한 대북제재와 압박을 통해 북한을 비핵화의 길로 이끈다는 국제사회의 공동 노력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특히 미국이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이와 같은 결정을 한 것은 북한의 올림픽 참석을 계기로 급진전을 보이고 있는 남북관계 개선 분위기에 대한 '경계 포석'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앞서 미국은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가능성을 내비친 신년사를 두고 '진정성'에 대해 의문을 표한 미국은 줄곧 북한에 대한 압박 수위를 끌어올렸다.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보좌관은 브리핑을 통해 "(핵·미사일)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추구하면서 대화를 성공할 수 있다는 환상을 만들어내거나 현 상황을 '뉴 노멀'로 고정시키려는 북한의 술책에 말려드는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도 백악관 고위 관료를 인용해 "펜스 부통령은 김정은이 (평창) 올림픽 기간에 메시지를 가로채는(hijack) 것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며 이번 올림픽이 북한의 2주간의 선전전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평창올림픽에 참석하는 북한을 견제하고 비핵화 대화로 이끌어내기 위한 차원에서의 한미·미일·한미일 공조가 더욱 더 강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북핵해결을 위한 대화의 방향으로 힘을 다해 나갈 것"이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한미공조"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평창올림픽 기간 한미일 정상급회담이 개최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평창 올림픽 기간 한국을 방문하는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북한 고위급 대표단과의 의미있는 대화 성사 가능성은 낮은것으로 점쳐진다.

신범철 국립외교원 교수는 "미국으로서는 국제사회의 비핵화 공조와 한미공조가 깨지는 것에 대해 우려하겠지만 우리 정부는 북한에 대해 최대한으로 배려하면서도 한미공조 원칙하에 원칙을 지키고 있기 때문에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 교수는 "다만 평창올림픽 이후 남북대화 국면이나 북한의 제재 완화 요구 등을 어떻게 북미대화로 연결시키느냐에 따라 향후 한반도 정세를 가늠하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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