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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대한민국도 지진에 안전한 나라가 아니다
서대문소방서 소방행정과 홍원기

환태평양 지진대에 걸친 일본과 알프스, 히말라야 조산대 및 탄루단층에 걸친 중국이 잦고 격한 지진으로 몸살을 겪는 것에 반해 한국은 '상대적으로' 지진이 적은 편이지만 주의는 해야 한다. 인근 나라에서 하도 지진이 많이 나서 그런지 부각이 안될 뿐이지 한반도에서도 매년 꾸준히 지진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발생한 경주, 포항의 지진사태는 더 이상 우리나라가 지진 안전지대에 속하지 않는 다는 좋은 예일 것이다

그래서 지진 발생 시 우리가 해야할 대처요령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볼 필요가 있다.

지진을 느끼면, 가장 중요한 것은 당황하지 않고, 침착해야한다. 또한 자신과 가족의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생각해야한다. 지진으로 부상을 입었을 경우 도움을 줄 수 있는 인력에는 한계가 있고 지진 대처 시스템이 잘 갖추어진 일본의 경우도 외부에서 추가 인력이 오는데까지 최소 3일이 걸린다. 부상당하게 되면 생존할 확률이 매우 낮아지는 것. 따라서 안전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집안에서 지진을 느꼈을 경우 해야 할 행동의 우선순위는 최우선으로 탁자 밑에 숨어 머리 보호 및 본인의 안전 확보, 건물이 틀어져 문이 열리지 않을 가능성 때문에 현관문을 열어 탈출구 확보 → 지진이 멎은 후 공터나 운동장 등의 대피소로 이동이다. 무섭다고 무작정 건물 바깥으로 튀어나가는 행동은 자살행위나 다름없음을 명심하자.

한편, 최근 전문가들의 의견에 따르면 책상 아래보다도 보다 뛰어난 대피 장소는 바로 화장실이다. 화장실은 구조상 다른 방에 비해 면적이 작은 편이라 붕괴 위험이 낮고, 습기의 외부 유출을 막기 위해 콘크리트가 더 두껍게 시공되는 편이며, 배관 파이프 설치를 위해 철근 역시 다른 방에 비해 많이 사용된다. 또한, 부가적으로 수도관과 변기통에 설치된 수조 덕분에 고립되더라도 물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도 존재한다.

천장이나 선반에서 떨어지는 물건에 맞아 머리를 다칠 수 있으므로, 책상 밑 같은 곳에 숨는 것이 좋다. 숨으면서 책상 다리 등을 지탱하자. 만약 책상이 없다면 침대나 소파, 식탁 등에라도 숨자. 이는 건물이 무너지는 것에 살아남으려는 것이 아니라, 집안 집기에 의한 피해를 막기 위한 것이다. 생각보다 TV, 장식장, 형광등, 유리창 등 넘어지거나 떨어져서 다칠 물건들이 실내에 많다. 건물이 내려앉아서 죽는 스펙터클한 사상자 비율보다는 오히려 이런 사소한 것 때문에 다치는 사람 비율이 훨씬 높다. 이는 현재 상태에서 최선의 안전 선택으로, 최소한 머리와 몸 일부를 보호할 수 있다. 제아무리 탁자가 부실하게 만들어진 것이라도, 머리위에 떨어진 형광등에 피범벅이 되는 것은 보호해줄 수 있다.

발밑이 아니라 머리 위를 조심할 것. 영화나 만화, 게임 등에서 나오는 것처럼 땅이 갈라져서 빠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

지진이 한창 일어나는 동안에는 밖으로 나가려고 섣불리 움직이지 말 것. 지진이 일어나는 동안에는 건물 간판이나 고층의 유리창이 떨어지는 등 밖으로 나가는 도중 낙하물에 다칠 위험이 더 크며, 흔들리는 지면 위를 급하게 달리다가 넘어져 다칠 확률도 높다. 고로 지진이 일단 멎을 때까지는 방 중앙부에서 탁자 밑에 숨는 것이 좋다.

한국의 건물은 내진설계가 미비해서 가만히 있다간 깔려버린다는 식의 루머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자. 진동이 가해지면 건물이 무너지기 전에 전등이나 실외기가 먼저 떨어질 것이다. 일단 비상통로를 인지, 확보해 두었다가 진동이 잦아들었을 때 신속히 대피하는 것이 좋다.

지진이 났다면 전기와 가스를 차단하는 것이 좋겠지만 진동이 심해 그러기 어려운 경우에는 무리해서 전기와 가스를 차단할 필요는 없다. 지진은 길어봤자 2분정도이므로 전기와 가스는 진동이 잠시 소강상태일 때 차단해도 좋고 상황이 좋지 않다면 그대로 놓고 탈출해야 한다. 무엇보다 빠르게 탈출하는 게 중요하다. 오히려 지진이 진행 중인 와중에 전기와 가스를 끄려고 움직이다가 다칠 위험이 크기에, 일본의 최신 대비 매뉴얼은 일단 대피→나중에 차단이다. (일본의 경우 지진에 대비한 전기와 가스 자동 차단기가 잘 설치되어 있다는 이유도 있다.)

전기와 가스 차단 다음으로 하면 좋은 것은 문을 열어놓는 것이다. 지진으로 건물이 약간 비틀리는 경우, 문이 끼여서 안 열리는 경우가 있다. 특히 한국 아파트처럼 철근 콘크리트 건물에 철문으로 대문을 사용하면 끼여서 안 열리는 비율이 높다.

보통 강진 직전(본진)에 약한 지진(전진)이 발생한다. 대략 그 시간차는 대략 수 십초 내지 수 분 이내이며, 길게는 수 십 시간 뒤다. 일단 약진을 감지했다면 비상통로를 확보하고, 앞서 언급했듯이 가스 밸브를 잠그고 구급용품 등의 위치를 재확인하자.

엘리베이터로 도망치는 것은 물론 금물이다. 혹시라도 엘리베이터에 있다가 전력이라도 끊어지면 큰일 난다. 엘리베이터 안에 있다면, 현재에서 가장 가까운 층을 시작으로 전체 층의 버튼을 누르자. 그리고 문이 열리면 빠르게 엘리베이터 밖으로 대피하라. 물론 비상용 엘리베이터라면 진동이나 화재가 발생해도 정지하지 않고 강제로 작동하게끔 할 수 있기는 하다. 또한 비상운전으로 전환하면 출입문도 수동 조작이 가능하게 된다. 일반적으로는 소방관이나 건물 관리자만이 할 수 있지만, 고층 건물에서 지진으로 인한 화재가 급속도로 퍼져서 연기에 질식하기 전에 일반적인 방법(비상계단 등) 탈출이 도저히 불가능하거나, 혹은 건물이 부실공사여서 지진 이후 붕괴의 조짐이 발견되어 최대한 빠르게 내려가야 할 때 강제로 활성화해서 쓰면 된다. 정석은 아니나, 일단 살아야지. 보통 내부 운전반 최상단에 비상운전 또는 소방운전 전환하는 열쇠구멍이 있는데, 가위나 일자드라이버 같은걸 끼워서 통상운전->비상운전으로 힘과 지렛대의 원리를 이용해 강제로 돌려주면 된다. 어려울 경우에는 망치나 드라이버로 해당 부분 운전반을 뜯거나 때려 부숴서(부수기보다는 뜯는 게 더 좋다. 망치 뒤의 장도리를 나사로 고정된 운전반 패널 옆의 틈에 쑤셔 넣은 다음에 당겨서 패널을 뜯어내는 식으로.) 운전반 뒷면과 내부 기판이 노출되게 한 다음에 그 열쇠구멍에 연결된 두 전선을 뽑아다 쇼트시키면 된다.

외출 중에 있다면, 낙하물에 다칠 위험이 있으니 최대한 빨리 넓은 공터로 피하라. 학교 운동장이든 넓은 광장이 있는 공원이든 뭐든 좋다. 넓고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 곳이면 된다. 물론 이동 중 낙하물에 다칠 수 있으니 쿠션이나 가방 등으로 머리를 보호하면서 가는 건 필수. 건물 유리창 자체가 낙하물이므로, 되도록 건물로부터 멀리 길 가운데로 이동하는 것이 좋다.

지진 직후 손상을 입은 건물 주변에는 접근을 자제하고, 만일 내부에 있을 경우 주변을 최대한 건드리지 말고, 빠르게 탈출하는 것을 권장한다. 내진설계가 제대로 안 된 노후, 불량 건축물들은 지진에 의해 무너지지만 않았을 뿐 건축물 내부는 엉망진창이 되어 언제든지 무너질 가능성이 높다. 건물 근처에 있을 경우 깨진 유리, 건물 파편 등이 떨어지며 머리 등의 신체에 타격을 줄 수 있다. 그리고 본진 이후의 여진 등으로 2차 피해가 발행하기 전에 빠르게 대피소로 피신하자.

지진 직후 건물 밖으로 대피할 땐 머리 위를 보호할만한 것으로 가리면서 신속하게, 허나 침착하게 빠져나가야 한다. 학생의 경우 가방을 머리위에 들어 쓰면 된다.

막상 벌어지지 않은 일에 대해서 예방법을 항상 숙지하고 있기는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지진은 더 이상 먼 나라 일이 아니라는 걸 인지하여 위에 기재된 예방법을 반드시 행동으로 실천하길 기대해본다.

홍원기  webmaster@newstou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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