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정부가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석을 계기로 조성된 남북관계 개선 분위기를 북미대화로 이어지게 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어렵게 성사된 이번 기회를 적극 활용해 남북 관계 개선과 북미대화 중재를 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도 엿보인다.

지난 25일 올림픽 폐막식 참석을 위해 방남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윈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은 문재인 대통령,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조명균 장관 등 주요 인사들과 회담 및 오찬 등을 소화했다.

북한이 대남업무를 담당하는 김영철 부위원장을 고위급 대표단에 포함한 것은 북한이 남북관계를 개선하고자 하는 뜻으로 해석됐다. 이 때문에 우리 정부는 천안함 폭침 주범으로 논란을 야기한 김영철 부위원장의 방남을 허용하면서까지 다양한 계기에서의 접촉을 시도했다.

실제 김영철 부위원장은 방남 첫날 평창 모처에서 문재인 대통령 회담하고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만찬을 가진 데 이어 26일에는 정의용 실장, 남관표 안보실 2차장, 천해성 통일차관,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오찬했다. 북한으로 귀환하는 27일 오전에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서훈 국정원장 등과 조찬을 했다.

2박3일간 최소 4차례에 걸쳐 고위급 간 접촉을 가진 것이다.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일정이 철저하게 비공개로 진행되는 점에 비춰봤을 때 공식 일정 외의 비공식 일정이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었다.  

이런 가운데 김영철 부위원장은 문 대통령과 회담에서 "북미 대화를 할 충분한 용의가 있다"고 밝혔고 정의용 실장과의 오찬에서는 "미국과의 대화의 문은 열려있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인 대미라인인 정의용 실장이 김영철 부위원장과 면담한 것은 북미 대화를 직접적으로 중개하고자 하는 정부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 외에 문 대통령이 방한한 류옌둥 중국 부총리외의 접견에서 "미국은 대화의 문턱을 낮출 필요가 있고 북한도 비핵화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언급한 점 역시 탐색전을 벌이는 북미가 대화 테이블로 앉기 위해서는 입장차를 좁힐 필요성이 있다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정부의 강력한 북미 대화 중재 노력 속에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 의향을 밝혔다고 해서 당장 북미 간 의미있는 대화가 성사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북측이 북미 대화 의향을 전달하면서 전제조건을 얘기하지 않았다고는 하지만 비핵화를 위한 대화에 나서지 않을 수도 있다. 

외교 소식통은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에 있어 전제조건을 얘기하지 않았다는 점은 미국과 군축대화를 하겠다는 뜻으로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고 미국과 대화를 시작하겠다는 기존 입장에서 변함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은 북한이 북미 대화 의지를 피력한 것과 관련해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최근 이방카 트럼프와 함께 방한한 앨리슨 후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담당 보좌관이 한국에 머무는 기간 북측 인사와 접촉하지 않은점도 북한과의 대화에 대한 미국 측의 입장을 반영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북미 대화와 관련해 "적절한 조건에서만 대화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여기서 말한 적절한 조건은 북한의 비핵화를 전제로 한 대화로 해석된다.

북미 간 여전히 대화 전제조건을 두고 탐색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는 보다 적극적으로 중재 역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현재 스위스 제네바 출장 중인 강경화 장관이 곧장 미국 워싱턴으로 바로 향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도훈 본부장 역시 미국행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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