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오후 청와대에서 여야 5당 대표와 오찬 회동을 하기 위해 함께 이동하고 있다.(청와대 제공)2018.3.8/뉴스1 © News1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으로 열린 문 대통령과 여야 5당 당대표 회동에선 대북특별사절단이 4월말 남북정상회담 개최와 북한의 비핵화 전제 북미대화 의지 등을 확인한 것과 관련해 홍준표 자유한국당과 유승민 바른미래당 대표가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먼저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이렇게 함께 모인 게 처음인 것 같다. 국회나 당에 복잡한 사정이 있을 수 있고, 또 당내에서 반대가 있을 수 있는데도 이렇게 초청에 응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분위기를 띄웠다.

문 대통령은 특사단이 1박2일간의 방북을 마치고 전날(6일) 귀환한 것을 소개, "오늘 날짜를 아주 잘 잡은 것 같다"며 수석특사였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방북 결과 및 후속조치에 대해 브리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고비를 맞이한 것"이라고 전제한 뒤 "지금까지 오는 과정에 대해서는 그때그때 사전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긴밀하게 협의를 해왔다. 외신 보도라든지 트위터를 보면 트럼프 대통령도 특사단의 방북 결과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보고 계시지 않은가 싶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이제 시작이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낙관할 수 없는 그런 상황"이라면서 "이 기회를 어떻게 살려나가면 좋을지 대표들께서 고견들을 많이 말씀해주시고 지혜도 모아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이 끝나자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로부터 발언순서를 양보받은 홍 대표가 곧바로 공세를 폈다.

홍 대표는 "북핵문제를 처리해 오면서 30년 동안 북한에 참 많이 속았다"며 "김대중 대통령께서 2000년 6월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돌아오셔 갖고 '이제 한반도에 전쟁은 없다'고 선언했지만, 그 이튿날부터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바로 핵전쟁을 준비했다. 2007년 노무현 대통령께서 남북정상회담을 했지만 바로 핵실험 계속했다. 2005년 6자회담에서 공동선언문을 보면 북핵 폐기 로드맵까지 다 만들어놓고 또 거짓말을 했다"고 상기시켰다.

그는 "이번에도 평화를 내세워서 남북회담을 하고 있지만 이것이 북핵 완성에 시간을 벌어주는 그런 남북정상회담이 돼선, 이제 마지막 북핵 완성의 단계에 와있기 때문에 정말로 대한민국 국민한테 불행한 사태가 올 수 있다"며 "그래서 대통령께서 과거에 북한에 속았던 전철은 이번에는 밟지 마시기를 저희들이 부탁드리러 오늘 왔다"고 말했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대표도 "방북결과 발표문에서 '북측이 비핵화 의지를 밝히고 대화 기간 중에는 핵과 미사일 실험을 일시 중단하겠다'고 밝힌 것은 저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과거 북한을 상대하면서 우리가 경험한 것들로 냉정하게 판단할 때 중요한 것은 말이 아니라 행동이고 북한의 진정성"이라고 지적했다.

유 대표는 "발표문이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우리 정부가 처음으로 문서로 인정하는 결과로 둔갑이 된다면 절대 안 된다는 점을 저는 분명히 하겠다"면서 "발표문 5항을 보면 북측은 남측을 향해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것임을 확약했다고 하는데, 이건 황당한 얘기다. 이런 믿을 수 없는 말에 이 정부나 우리 국민들이 현혹되면 안 된다. 이건 한미동맹과 미일동맹의 균열을 노리는 이간책에 불과하다"고 날을 세웠다.

이에 맞서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저는 안보 문제만큼은 진도가 나가려면 초당적인 인식의 공감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된다"고 강조했다.

추 대표는 "홍 대표께서 '북한 의도에 속지 말아야 한다'는 경계의 말씀을 주신 것은 참으로 중요한 말씀 같지만, 먼저 의도를 알아내기 위해서라도 대화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전 세계가 주목하는 가운데 그렇게 말을 했다는 것 자체도 저는 상당한 진전이라고 생각이 된다"고 반박했다.

추 대표는 또 유 대표를 향해서도 "대통령께서 뉴베를린선언에서도 '핵은 안 된다. 전쟁도 안 된다. 동맹국간의 균열도 안 된다'고 하셨다. 굳건한 한미동맹의 기반아래 이 모두가 이뤄지고 있다"며 "오해를 불식하셔도 좋겠다"고 말했다.

조배숙 평화당 대표는 "안보문제에 관한 홍 대표와 유승민 대표의 우려는 잘 알고 있고 대통령이나 정책 담당자께서 국정과 안보를 책임지는 주체인 만큼 충분히 고려를 하고 실행해 나가실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평창 동계올림픽 때 평화의 기운이 대북 특사의 활동으로 봄눈 녹듯이 녹는 것 같아서 기대가 된다"고 가세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 역시 "그간의 대립과 갈등의 국면 속에서 평화를 굉장히 힘겹게 지켜왔던 시간이라면 앞으로는 우리 정치권이 평화를 함께 만드는, 저는 피스메이킹이라는 시기를 우리가 열어나가야 하는 때"라며 "이런 평화 만들기라고 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정치적인 단합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여야정 협의체 수준의 협치기구 구성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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