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정성호 위원장에게 선서문을 전달 후 자리로 향하고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 첫날 인사청문회가 24일 국회에서 차분한 분위기 속에 진행되고 있다.

9년여 만에 야당이 된 자유한국당 청문위원들은 전날 '청문회 보이콧'까지 거론하며 맹공을 예고했지만 이날 비교적 차분하고 냉정하게 질의를 이어갔다. 여야 의원들 간 고성이나 감정싸움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이 후보자 역시 야당 의원들이 자신을 둘러싼 위장전입, 아들 병역, 증여세 탈루 의혹 등을 집중적으로 제기했지만 흥분을 하거나 얼굴을 붉히지 않았다. 낮고 차분한 목소리로 야당 의원들의 의혹 제기에 성실하게 답변했다.     

여야 의원들 간, 또 후보자와 야당 의원 간 고성이 오가고 이로 인해 정회가 선포되기도 한 이전 인사청문회들과는 대조적이다.     

여야 의원들은 이날 오전 9시 50분부터 청문회가 진행되는 국회 제3회의장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청문회 시작 전 여야 의원들은 악수와 목례로 인사를 나누기도 했으며 가볍게 대화를 하기도 했다.     

다만 오전 10시 청문회가 시작되자 여야 의원들은 전열을 가다듬었다.     

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의원들은 이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들을 제기하며 이에 대한 해명과 자료 제출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특히 경대수 한국당 의원은 "역대 인사청문회에서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자료 제출을 거부한 적이 없다"며 "후보자 아들의 병역과 부동산 등을 검증해 사실을 밝히고 국민에게 알려야 하는데 아직도 기본적인 자료가 제출되지 않아 심히 유감을 표시한다"고 날을 세웠다.   

집권여당이 된 민주당은 이 후보자를 감싸는데 주력했다.     

제윤경 민주당 의원은 "황교안 총리는 후보자 외 제출을 거부했고 이완구 전 총리도 본인과 배우자 외 자료 공개를 거절했다"며 "정홍원 전 총리도 본인 외 자료 제출을 거절했다"고 맞섰다.    

다만 휴식을 위해 정회가 선포되자 한 민주당 의원은 야당의원에게 다가가 등을 두드리며 다독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야당 의원들의 '문제 제기'가 위원들 간의 감정싸움으로 이어지지 않은 것이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 오전 청문회는 예정된 2시간을 정확히 채우고 정회됐다.     

오후 청문회에서 김광수 국민의당 의원이 "일부 위원들에게 '문자 폭탄'이 쏟아지고 있다. '너는 그 당시에 뭐했냐', 'XX하네', '너는 군대 갔다왔냐', '다음에 낙선운동하겠다'는 식의 문자로 (휴대폰이) 불이 났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하지만 이 역시 의원들 간의 감정싸움으로는 번지지 않았다.     

이 후보자는 이날 시종일관 '낮은 자세'로 청문회에 임했다.    

그는 야당 의원들의 잇따른 의혹 제기에도 일일이 질의 의원들의 눈을 보며 답변을 이어갔다. 일부 의혹은 바로 인정하고 정중하게 사과를 하기도 했다.     

실제로 박명재 자유한국당 청문위원이 "강동구에 있는 학교에 가기 위해 옮겼다고 하는데 왜 그러면 강동구로 가야지 논현동으로 갔느냐"고 지적하자 "참으로 부끄럽게 생각하고 송구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위장전입이 사실이고, 생각 자체가 떳떳하지 못했다"고 거듭 위장전입 사실을 인정했다.

출처: 뉴스1  hshan997@newstour.kr

<저작권자 © 뉴스투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