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페이스북) © News1

청와대는 오는 26일 '대통령 개헌안' 발의를 앞두고 '문재인표 개헌안'을 마지막으로 공개했다.

22일 공개한 권력구조(정부형태)와 관련한 내용을 살펴보면 대통령의 '국가원수'로서의 지위 삭제, 사면권 제한, 감사원 독립 등 권력 분산에 초점을 맞췄다.

지난 20일 발표한 헌법 전문(前文)과 기본권 분야에서는 민주이념 정통성 확보, 기본권 강화, 국민주권 시대 선언 등이 주요 골자였다.

전날(21일) 공개한 지방분권과 총강, 경제부분에 관한 사항을 살펴보면 헌법에 수도조항을 신설한다는 내용과 함께 경제정의를 실현하겠단 문 대통령의 의지가 담겼다.

◇'국가원수'로서 지위 삭제…우월적 지위 우려 해소 차원

전체적인 틀에서 이번 권력구조 개편 내용을 살펴보면 대통령의 권한이 다양한 방법으로 분산된다.

우선 대통령의 우월적 지위에 대한 우려 해소 차원에서 대통령의 '국가원수'로서의 지위를 삭제한다. 현행 헌법 66조 1항은 '대통령은 국가의 원수이며, 외국에 대하여 국가를 대표한다'고 돼 있다.

대통령이 자의적인 사면권을 행사할 수 없도록 특별사면을 행사할 때에도 사면심사위원회 심사를 반드시 거치도록 했다. 이는 사면위원회를 법무부 장관 소속이 아닌 독립기구로 재편해 대통령의 특별사면권을 견제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헌법재판소장을 헌법재판관 중에서 호선하는 것으로 바꿔 대통령의 인사권도 축소했다. 조 수석은 "그간 논란이 많았던 임기문제를 해결하는 한편 헌법재판소의 독립성을 높이고 합의제 기관으로서의 기능을 강화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헌법 86조 2항의 '국무총리는 대통령을 보좌하며, 행정에 관하여 대통령의 명을 받아 행정각부를 통할한다'는 내용 가운데 '대통령의 명을 받아'라는 문구를 삭제해 총리가 책임지고 행정각부를 통할하도록 했다.

특히 대통령 소속인 감사원은 독립기관화했다. 감사위원 전원을 감사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던 것을 감사위원 중 세명을 국회에서 선출하도록 해 대통령의 권한은 줄이고 국회의 권한은 강화했다.

◇국회의 정부에 대한 통제권 강화…사법제도도 개선

정부에 대한 국회의 통제권도 더욱 강화된다. 먼저 국회의원 10명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만 정부가 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할 수 있도록 해 국회의 입법권을 강화했다.

국회의 예산심의권 강화를 위해 '예산법률주의'를 도입됐다. 예산이 법률과 동일한 심사절차를 거치게 되므로 국회의 재정 통제는 강화되고, 행정부의 예산 집행 책임은 더욱 무거워지게 된다.

또 국회에 충분한 예산심사 기간을 주기 위해 정부의 예산안 국회 제출시기를 현행보다 30일 앞당긴다.

국회 동의 대상 조약의 범위도 확대했다. 법률로 정하는 조약도 국회 동의를 받도록 해 대통령의 조약 체결·비준권에 대한 국회 통제를 강화했다.

대통령뿐 아니라 대법원장의 인사권도 분산되고 절차적 통제도 강화된다.

조 수석은 "전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판사들의 동향을 파악하고, 원세훈 전 국정원장 항소심을 전후해 청와대와 연락을 주고받은 사실이 드러났다"며 "이는 대법원장이 인사권을 무기로 법관의 독립을 침해하는 상황이 만들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대법관은 대법관추천위원회의 추천을 거쳐 대법원장이 임명제청하도록 했고, 일반법관은 법관인사위원회의 제청과 대법관회의의 동의를 거쳐 대법원장이 임명하도록 했다.

아울러 기존에 대법원장이 행사한 헌법재판소 재판관 3인, 중앙선거관리위원 3인의 선출권을 대법관회의로 이관했다.

◇대통령 4년 연임제…국무총리 인선은 현행대로

이번 개헌안에서 가장 관심을 끌었던 정부형태와 관련해서는 문 대통령이 선호하는 '대통령 4년 중임제'가 유력하게 거론됐지만 결국 '4년 연임제'로 결론 났다.

연임제는 임기를 2차례 연속해서 할 수 있으며, 이후 출마가 불허된다. 중임제도 임기가 2번으로 제한되지만, 연속성을 띠지 않아도 된다.

다만 청와대는 4년 연임제로 개헌하더라도 문 대통령에게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현행헌법 제128조는 '대통령의 임기연장이나 중임변경에 관한 헌법개정은 이를 제안할 당시의 대통령에 대해서는 효력이 없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개헌안 부칙에 '개정 헌법 시행 당시 대통령의 임기는 2022년 5월9일까지 하고 중임할 수 없다'라고 명시했다.

국무총리 선출과 관련해서는 현재 대통령의 권력 분산을 요구하며 총리를 국회에서 선출 또는 추천하도록 하자는 논의가 있었지만, 현재 방식을 유지하는 것으로 했다.

이러한 헌법 내용은 '한글화'를 원칙으로 했다. 김형연 법무비서관은 "국민에게 쉽게 다가가고 국민이 쉽게 이해하는 친근한 헌법이 되도록 최대한 쉽고 자연스러운 문장을 사용했다"며 "어려운 용어, 한자어, 이해하기 어려운 문투, 일본식 문투 등을 걷어내 '국민헌법'이 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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