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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관세 유예' 급한불 껐지만…車 내줄까 큰걱정美, FTA서 177억달러 '차·부품' 양보 요구 예상
포스코 포항제철소 내 열연코일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이 출하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 /뉴스1 DB

 22일(현지시간) 미국이 한국을 철강 관세 부과 대상에서 잠정 유예하면서 우리 정부에 고민이 더해졌다. 일시적인 관세 유예로 급한 불은 껐지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에서 자동차와 부품산업 분야의 양보를 요구하는 미국의 압박을 이겨내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철강 관세를 부담하더라도 자동차 분야를 양보해서는 안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자동차는 그만큼 우리 수출산업과 국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23일 외신과 통상당국 등에 따르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22일(현지시간) 상원 재무위 청문회에서 한국 등 6개국과 유럽에 대해 관세 부과를 일시 중단(pause)한다고 밝혔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수입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각각 25%·10%의 관세를 부과하고 이달 23일부터 시행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기존 면제 대상이던 호주·캐나다·멕시코 외에 일시 중단 대상으로 한국·유럽연합(EU)·아르헨티나·브라질 등이 추가됐다. 이들 나라와 4월까지 관세 면제 협상을 진행하는 것이 USTR의 방침이다.

이번 결정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 트럼프 미 행정부의 최종 목적은 철강 관세가 아니라 이를 지렛대 삼아 대표적인 무역불균형 품목으로 지목되는 자동차 및 차부품 품목에서 실리를 챙기겠다는 것이었다.

지난해 한국의 자동차 및 부품산업이 거둔 대미(對美) 흑자는 177억5000만달러로, 이는 전체 대미 무역흑자(178억6000만 달러)와 비슷한 규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취임 전부터 자동차 분야를 콕 집어 무역불균형의 원인으로 거론하면서 한미 FTA 폐기 또는 재협상을 강력히 요구해 왔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국은 어느 특정 산업이 아닌 전방위적으로 통상 압력을 가하고 있지만 그들이 특히 원하는 분야는 자동차"라며 "철강 관세를 일시 유예하고 협상한다는 것은 이를 얻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국이 3차 라운드까지 마친 한미 FTA 개정 협상 과정에서 철강 관세 대신 원하는 것을 얻었더라면 한국을 완전 면제 대상국에 넣었겠지만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어내지 못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근거로 "(한미 FTA에서) 마지막 몇 가지 문제들을 어렵게 다루고 있다"는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의 발언이나 한미 FTA 개정 3차 협상 직후 "양측이 '철강 232조' 조치도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는 우리 정부측 공식 입장을 들 수 있다.

문제는 철강 관세를 피하려다가 이보다 더 큰 걸 잃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 자동차 산업이 철강산업 규모에 비해 크다는 점에서 철강과 자동차를 맞교환하면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뜻이다.

때문에 미국 측의 전방위적 통상압박에 끌려다니는 협상이 아닌 불가피하게 관세 폭탄을 맞더라도 당당하게 맞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달 19일 청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불합리한 보호무역 조치에 대해서는 당당하고 결연히 대응하고 한미FTA 개정 협상을 통해서도 부당함을 적극적으로 주장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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