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 간판이 불을 밝히고 있다.

시·도교육감들이 법정 공휴일에 학원 운영을 제한하는 학원 휴일휴무제를 도입하도록 국회에 입법 건의하기로 했다. 학생들의 쉴 권리를 보장하자는 취지에서지만 학원 운영의 자율성을 침해한다는 학원 측의 반발이 예상된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26일 오후 충남 부여 롯데부여리조트에서 총회를 열고 학원 휴일휴무제 입법 건의 등 10개 안건을 논의한다고 밝혔다.

학원 휴일휴무제는 학원과 교습소가 일요일과 법정공휴일에 의무적으로 쉬도록 제도화하는 것이다. 이 제도가 적용되기 위해서는 현행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 교습에 관한 법률'에 학원, 교습소, 개인교습자 모두 일요일과 공휴일에 휴무하는 것을 의무조항으로 신설해야 한다.

이날 학원휴일휴무제 안건은 두 가지 방향으로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학원휴일휴무제를 초·중·고교생 모두에게 전면 적용할 지, 아니면 유아·초등학생에 대해서만 적용한 후 중·고교로 단계적으로 도입할 지 교육감들의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도 대선후보시절 학원휴일휴무제 도입에 찬성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다만 그 대상을 초등학생으로만 한정했었다.

학원휴일휴무제 초·중·고교생 전면 적용에 교육감들의 의견이 모아지지 않는 까닭은 학원 측의 반발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학원업계에서는 이 제도가 학원을 규제하는 동시에 학생들의 학습 선택권을 제한하는 조치라고 맞서고 있다. 주말 학원운영을 규제하는 것은 음성적인 개인과외 교습자를 양산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반면 학원휴일휴무제를 지지하는 교육시민단체에서는 학생들의 쉴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이 제도를 초·중·고교생에 전면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좋은교사운동 등 교육시민단체 모임인 쉼이있는교육 시민포럼은 22일 성명을 내고 "초등학생 대상 학원휴일휴무제는 시늉에 불과하다"며 "교육감들이 학원휴일휴무제의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는 입법 건의를 해달라"고 촉구했다.

학원휴일휴무제 도입에 학생들도 긍정적인 반응이다. 서울교육연구정보원이 지난 2014년 전국 중·고교생 4213명을 대상으로 '학원 일요휴무제에 대한 찬반 의견'을 조사한 결과 중학생의 74%, 고등학생의 52%가 찬성 입장을 밝혔다.

김영식 좋은교사운동 정책위원장은 "한국 학생의 학습시간은 OECD 국가 중 가장 길 정도로 고단하지만 휴일에도 학원에 내몰리는 상황"이라며 "완전히 학원 영업을 못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휴식권 보호를 위해 휴일에만 운영을 제한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출처: 뉴스1  hshan997@newstou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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