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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비닐 수거 안됩니다"…아파트는 여전히 쓰레기 전쟁중업자 "타산 안맞아…당분간 폐비닐 수거 안해"
3일 오후 서울 서초구의 한 아파트 쓰레기수거장에 주민들이 내놓은 스티로폼이 쌓여있다. 2018.4.3/뉴스1 © News1

정부가 2일 수도권 선별업체들과 협의해 '쓰레기 대란'을 즉시 수습하겠다고 밝혔지만, 아파트 단지에서는 재활용쓰레기가 수거되지 않고 여전히 방치되고 있다.

3일 오후 서울 서초구의 한 아파트 분리수거장에는 일주일새 모인 파지·유리병·캔·비닐·스티로폼 등 재활용쓰레기가 수북이 쌓여있었다. 이 아파트에서는 매주 월요일 오후부터 화요일 오전까지 분리수거장을 운영하고, 이렇게 모인 쓰레기를 화요일 오후 수거업체가 가져간다.

하지만 이날 오후 1톤 용달차량을 끌고 나타난 수거업체 직원 이모씨(54)는 파지·플라스틱·스티로폼 등 재활용품만 싣고 수거작업을 끝냈다. 폐비닐은 분리수거장 한편에 고스란히 방치됐다.

이씨는 "플라스틱과 스티로폼은 받는데 비닐은 지금 수거하지 않는다"며 "정부에서는 (문제해결을) 했다고 보도를 하는데, 저희 사장님하고 연락하니까 해결이 안 됐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씨는 "정부가 지원을 해줘야 우리도 먹고 사는데 그게 해결이 안 됐다"며 "폐비닐은 깨끗하든 더럽든 업체 자체에서 안 받는다"고 잘라 말했다.

'폐비닐을 정상 수거한다'는 전날 환경부 발표 내용과는 달리 아파트 현장에서는 수거작업에 큰 혼선을 빚고 있는 것이다. 특히 폐비닐·폐스티로폼을 깨끗히 배출해달라는 환경부 설명이 무색할 정도로, 현장에서는 깨끗한 비닐류 마저 외면받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남겨진 폐비닐을 치우는 일은 경비원의 몫이었다. 아파트 경비원 A씨는 "폐비닐은 휴지랑 함께 종량제봉투에 담아서 버린다"며 "그냥 모아둘 수도 없고, 냄새도 나서 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3일 오후 서울 서초구의 한 아파트에서 수거업자가 재활용쓰레기를 용달차에 옮겨싣고 있다. 2018.4.3/뉴스1 © News1

◇발표내용에 근본대책 없어…환경부는 변명 '일관'

수거 재개 발표 이후에도 현장에서 혼란이 계속되면서 정부의 긴급조치가 미봉책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환경부는 수도권 48개 회수·선별업체와 수거 재개 협의를 했다고 강조했지만, 협의가 유통지원센터를 통해 이뤄진 데다가 유선 동의에 그쳐 정작 업체들은 반발하고 있다.

환경부는 전날 대책발표 이후에야 부랴부랴 업체들에 수거 재개 공문을 보내 회신을 요청했지만 아직 회신을 보내온 선별업체는 1곳에 불과하다.

환경부 관계자는 "유통지원센터에서 선별업체들에게 연락을 하다 보니 (정부와 통화한 적이 없다는) 오해가 생긴 것 같다"며 "또 업체 쪽에서는 (폐비닐이) 깨끗이 배출되면 가져간다는 식으로 말했는데 센터에서 잘못 받아들여서 혼란이 일어난 것 같다"고 털어놨다.

사실상 제대로 된 협의도 안 된 상태에서 수거 재개를 발표한 것이다.

또 다른 환경부 관계자는 "동의 공문을 회신한 1개 업체 외에 오늘 중으로 10여곳 정도 받기로 했다"면서도 "아직 추가로 회신한 곳은 없다"고 밝혔다.

정부-선별업체 간 협의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수거업체들이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며 폐비닐 수거를 거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현재 수도권 지역에서 발생하는 폐비닐 등 재활용쓰레기는 수거업체가 아파트단지에서 회수한 뒤 선별업체에 넘기는 방식으로 처리된다. 수도권 48개 선별업체 중 수거작업까지 하는 업체는 13개로, 나머지 업체는 수백개의 수거업체를 통해 재활용쓰레기를 전달받고 있다.

이런 절차 때문에 선별업체가 폐비닐을 받기로 했다고 하더라도, 수거작업이 이뤄지지 않으면 아파트 재활용쓰레기는 그대로 방치된다. 수거업체가 움직이지 않으면 사실상 재활용쓰레기 대란이 지속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수거업체를 운영하는 최모씨는 "비닐, 페트병 등 재활용쓰레기는 거의 (수거를) 안 하다시피 하고 있다"며 "환경부가 잔재물 처리비용을 낮추겠다고 했지만 그래도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환경부는 48개 회수·선별업체에 대한 현장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비닐류 수거거부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현장 대응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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