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영구 은행연합회장, News1

"국내 금융산업이 과거의 법, 제도, 관행 등 낡은 틀에 갇혀 성장이 정체돼 있습니다. 수익성은 세계 최하위권에 머물러 국제경쟁력도 떨어졌습니다. 4차 산업혁명으로 대표되는 급격한 변화 속에서 이젠 근본적인 변화를 모색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입니다."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은 우리나라 금융권이 처한 어려움을 이렇게 토로했다. 규제를 풀고 경영 자율성을 더 보장해줘야 은행의 대외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은행연합회는 29일 국민인수위원회에 새 정부에 대한 은행권의 요청 사항인 '금융산업 발전을 위한 은행권 제언'을 4대 틀 14개 과제로 정리해 제안했다.

하 회장은 "우리 경제가 한 단계 더 선진화하기 위해선 금융산업이 독자 산업으로 발돋움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핵심 서비스산업이자 미래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료=은행연합회 제공), News1

◇금융산업 프레임 전환해야 일자리 창출

은행권은 국제경쟁력을 키우고 금융소비자를 위한 혁신적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선 금융산업의 근본적인 프레임 전환이 절실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차원에서 현재의 포지티브(Positive) 규제방식에서 네거티브(Negative)로, 전업주의에서 겸업주의로 과감한 전환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포지티브 규제란 원칙적으로 영위 가능한 업무를 규정하고 이외 다른 업무를 하지 못하도록 막는 규제방식이다. 

하 회장은 "은산분리 적용기준은 업종이 아니라 금융회사의 실제 업무 내용과 규모 등을 기준으로 합리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금융회사의 경영 자율성을 보장하는 한편, 금융회사의 지배구조를 강화해 경영 연속성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저금리·고령화 시대를 맞아 국민의 재산증식을 위한 금융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자산관리 서비스의 강화가 필요하다는 점도 말했다. 이를 위해 신탁업과 개인연금제도, 방카슈랑스제도의 전면 개선을 요청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새로운 금융업 모델을 만들기 위해선 신속하고 과감한 법률과 제도의 정비가 필수적이라고 진단했다. 현재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개인정보 공유 등의 문제에서 유연성을 높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지문정보 확인 서비스를 제공해 이를 사회적 인프라와 금융 인프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가계부채 문제와 관련해선 근본적으로 주거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지표를 합리적으로 마련하고 일률적인 LTV·DTI 규제를 대출 목적이나 대출 규모 등에 따라 차등해 적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가계대출의 가격기능이 시장 논리에 따라 합리적으로 작동해야 한다고도 했다.

◇임금체계 유연성 확보해 질 좋은 일자리 창출 노력

문재인 정부가 추진 중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일자리 창출' 문제와 관련해선 일자리센터의 지방연계 확대 등의 대안을 내놨다.

연공서열에 따라 자동으로 임금이 상승하는 은행권의 경직된 임금체계도 개편해야 한다고 봤다. 지난해 진통을 겪었던 성과연봉제는 개별 은행의 노사 간 협의 사항이며 임금체계 유연성 확보를 위해 계속해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 회장은 "일자리를 나누는 문제는 저녁이 있는 삶 확산되면 추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신규 직원 창출과 임금체계 유연성 등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말했다. 그는 "창조경제센터와 같은 일자리 지원센터가 대기업 위주고 서울에 너무 집중돼 있어 지방 도시와 연계가 필요하다"며 "중소기업이 추가 고용을 하면 금융지원 강화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씨티은행의 점포 축소와 관련해선 점포 운영의 장점도 쥬목받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하 회장은 "은행마다 전략을 달리 가야 한다"며 "우리나라 은행의 강점은 고객과 대면 기회가 많다는 점이고, 꼭 씨티의 모델을 다른 은행이 따라가야 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출처: 뉴스1  hshan997@newstou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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