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140여 분에 걸친 단독·확대정상회담과 업무오찬을 마친 뒤 서명한 북미정상회담 공동합의문에 들어보이고 있다. (싱가포르통신정보부 제공) 2018.6.12/뉴스1

미국은 기회가 닿을 때마다 '완전하고 검정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를 외쳤지만 정작 12일 북미정상회담 합의문에 CVID는 없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명한 합의문에는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안보와 체제보장을 제공하기로 약속했고, 김정은 위원장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확고하고(firm) 변함없는(unwavering) 약속을 재확인했다"는 문구가 담겼다.

비핵화와 관련한 합의사항으로는 "4·27 판문점 선언을 재확인하며, 북한은 한반도의 비핵화를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이 명시됐다. 

CVID 가운데 '완전한(C)'만 포함됐을 뿐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VI) 비핵화 부분은 빠진 것이다. 

이 때문에 이번 회담은 북한이 기존에 밝힌 수준의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하는 데 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판문점 선언에는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없는 조선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 "조선반도 비핵화"라는 문구가 포함됐고 북한 매체의 5·26 남북정상회담에도 이같은 내용이 포함된 바 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포괄적 합의여도 최소 CVID를 넣었어야 하는데 그조차 얻어내지 못해 김 위원장의 위상만 높였다"고 말했다. 
 
북미가 과거에 맺었던 합의, 예컨대 핵 활동 중지와 관련시설 해체를 명시한 1994년 북미 제네바 합의나 2005년 9·19 공동성명에도 못 미친다는 평가도 있다.

9·19성명에는 북한이 모든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고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복귀하며 미국은 북한에 에너지를 지원, 북미 관계를 정상화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CNN보도에 따르면 미국과학자연맹의 애덤 마운트 선임 연구원도 검증 가능하고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라는 표현이 빠진 점을 지적하며 "북한이 이전에 핵문제와 관련해 한 약속보다 상당히 약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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