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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축구를 되찾은 날, 독일은 '붉은악마'를 보았다축구대표팀, F조 최종 3차전서 최강 독일에 2-0 완승 한국 1승2패 마무리... 독일 80년 만에 토너먼트 진출 실패
월드컵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27일 오후(현지시간)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최종전 대한민국과 독일의 경기에서 비디오 판독으로 김영권의 골이 선언되자 서로 얼싸 안은 채 기뻐하고 있다.2018.6.27/뉴스1 © News1

경기를 앞두고는 다양한 셈법을 가동해 '경우의 수'를 찾았고, 확률이 낮으면 실현될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알면서도 '스포츠의 기적'을 운운했으나 걱정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우리만 생각해 '벼랑 끝에서 벌어질 정신력'을 기대했으나 사실 절실한 것은 독일도 매한가지였다. 독일이 16강 진출에 실패한 것은 1936년 프랑스 대회 이후 한 번도 없다. 만약 한국에게 패한다면 80년 만에 수렁으로 떨어지는 '대형사고'가 벌어지는 것이었다.

그야말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었다. 심지어 다윗은, 그간 팀을 지탱해온 정신적, 전술적 지주인 기성용이 부상으로 출전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여러모로 한국이 나은 게 없었던 경기인데, 기적을 만들었다. 한국이 승리했다.

축구대표팀이 27일 오후 5시, 한국시간으로는 밤 11시 러시아 카잔의 카잔 아레나에서 펼쳐진 지난 대회 챔피언 독일과의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최종 3차전에서 2-0으로 이겼다. 후반 추가시간 김영권과 손흥민이 천금 같은 골을 넣으며 환상적인 마무리에 성공했다.

대표팀은 베스트11의 사진촬영 후 이례적으로 벤치 멤버들과 전부 어깨를 걸고 원을 만들어 결의를 다졌다. 꽤 오래도록 모든 선수들이 함께 했다. 그만큼 다부진 각오로 임했던 경기다. 우리가 독일을 전술이나 힘이나 기술이나 스피드로 잡긴 어렵다는 것을 선수들도 알고 있었다. 결국 눈에 보이지 않는 무언가에 기대야했는데, 한국 특유의 벼랑 끝 에너지가 분출했다.

전반 15분까지, 지금까지 본선 경기 중 가장 선전했다. 전방 압박으로 상대를 봉쇄하면서 높은 곳에서 공을 탈취하면 빠르게 역습하겠다는 콘셉트였는데, 독일도 쉽게 전진이 어려울 정도로 나름 잘 진행됐다.

전반 18분 정우영이 무회전 프리킥이 노이어 골키퍼의 손에 맞고 다시 튀어나오는 결정적인 기회도 있었다. 전반 24분 오른쪽 이용의 크로스에 이어 흘러나온 공을 손흥민이 오른발 발리슈팅으로 때리기도 했다.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전반 30분 전광판에 잡힌 뢰브 감독이 침이 마르는 듯 입술을 적셨다. 한국이 좋은 공격 장면을 만들지는 못했으나 분명 독일도 자신들이 잘하는 것을 하진 못했던 경기다. 한국 선수들의 크고 작은 실수들이 나왔지만 그래도 스웨덴전이나 멕시코전보다는 잘 풀었다. 상대는 FIFA 랭킹 1위 독일이었고 전반전 스코어는 0-0이었다.

후반전에도 한국의 대등함은 이어졌다. 독일의 공격력이 조금씩 날카로워졌으나 조현우 골키퍼의 수퍼 세이브와 김영권의 판단력 등으로 위기에서 벗어났다. 반면 손흥민과 문선민, 이재성 등 우리 쪽의 역습도 간간히 보였다. 소수정예 원정 응원단의 '오~ 필승 코리아' 노래가 커졌다는 것은 그만큼 잘 싸웠다는 방증이다.

대표팀은 후반 12분 구자철을 빼고 황희찬을 투입했다. 독일의 실수가 나오기 시작했고 독일의 파울도 나오기 시작했다. 전반 18분, 뢰브 감독은 이번 대회 들어 컨디션이 좋지 않다던 골잡이 뮐러를 투입했다. 그만큼 독일도 쫓겼다.

후반 20분이 지나면서 외려 한국의 역습에서 보다 좋은 장면들이 많이 나왔다. 비록 선수들의 경험 부족으로 마지막 슈팅까지 가진 못했으나 흐름은 거의 대등했고 경기장을 찾은 러시아 사람들은 한국의 공격 때 더 큰 환호를 보냈을 정도였다. 후반 22분 뮐러의 헤딩슈팅이 조현우 골키퍼에 잡히자 박수치는 팬들이 적잖았다.   

후반 25분이 지나면서 신태용 감독은 손흥민을 제외한 나머지 10명을 수비에만 집중시켰다. 최소한, 이 경기를 절대 패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였다. 이 시점, F조 또 다른 경기인 멕시코와 스웨덴전은 스웨덴이 2-0으로 앞서고 있었다. 이미 우리의 16강 가능성은 제로로 향해갔다. 마지막 목표는 세계 최강의 덜미를 잡아 자존심을 세우는 것이었는데, 해냈다.

경기 막판은 카잔 아레나는, 독일 유니폼을 입은 이들을 제외하고는 한국을 응원하는 분위기였다. 그리고 선수들은 마치 전반 초반처럼 뛰었다. 그들을 상대로 디펜딩 챔피언이자 현재 FIFA 랭킹 1위이자 대회 2연패를 노리던 독일은 끝내 골을 뽑아내지 못했다.

오히려 후반 추가시간 한국의 득점이 나왔다. 문전 혼전 상황에서 김영권이 천금 같은 골을 뽑아냈다. 애초 판정은 오프사이드였으나, VAR 판독 끝에 골로 정정됐다. 한국의 모든 선수들은 얼싸 안았고 독일은 망연자실이었다. 독일의 공포는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리고 종료 직전, 역습 상황에서 손흥민이 기적 같은 추가골까지 만들면서 카잔 아레나를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2-0, 한국의 승리였다.

독일은 적어도 월드컵에 나오면 무조건 조별라운드를 통과하고 토너먼트에 나갔다. 독일이 1라운드에서 탈락한 것은 1938년 프랑스 대회 이후 한 번도 없다. 모든 것을 걸었던 다윗 한국이 골리앗 독일에게 80년 만에 재앙을 선사했다.

한국이 한국의 축구를 찾은 날, 독일은 붉은 악마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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