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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사람 없으니 속마음 털어놔"…이산가족 깊은 속정어색함 털어낸 상봉 2일차, '보는 눈' 없이 점심 北시아버지 "부인 제사 때 나 대신 술 한잔 따라줘"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2차 상봉행사 둘째날인 25일 오후 금강산 호텔에서 북측 관계자들이 객실에서 개별 상봉을 하고 있는 남북 이산가족들에게 점심 도시락을 배달하고 있다.

금강산에서 진행 중인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에 참여한 남북의 가족들이 25일 객실에서 상봉하며 깊은 속정을 나눴다. 도시락을 나눠 먹으며 식구의 정(情)도 느꼈다.

남북 가족들은 이날 오전 10시쯤부터 금강산 호텔의 객실에서 2시간 동안 개별상봉을 진행했다. 이어 같은 자리에서 1시간 동안 북측이 준비한 도시락을 먹었다. 2박3일간 진행되는 12시간의 상봉 가운데 '보는 눈' 없이 가족끼리만 보내는 시간은 이때뿐이다.

북측 언니 박유희씨를 만나고 나온 동생 유희씨(83)는 "객실에서 하니까 더 속정을 나눌 수 있었다"라며 "해방되고 나서 얼마나 고생했는지. 우리는 먹을 것도 없이 고생한 집안이라 언니와 고생했던 기억을 나눴다"고 전했다.

휠체어를 밀며 북측 이모 박봉렬씨(85)를 배웅한 최척씨(46)도 "(이모가) 속에 있는 얘기를 많이 하셨다"며 "(고향인) 제주도에 살면서 있었던 이야기도 했다"고 말했다.

유복자로 살아오다가 북측 아버지를 만나게 된 조정기씨(88)는 "어제는 어머니 한을 풀어드려야겠다는 생각만 있고 잘 실감도 안났는데 오늘은 얘기하니까 좋다"라고 말했다. 전날보다 훨씬 밝아진 표정이었다.

정기씨의 부친 덕용씨는 이날 개별상봉에서 남측 며느리 박분희씨(56)에게 다가오는 추석 때 시어머니(덕용씨의 부인) 제사상에 "나 대신 술 한잔 따라드려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단체상봉 땐 전하지 못했던 속마음이다.

2차 이산가족 상봉은 남측이 주최하기 때문에 전날 환영만찬은 남측이 준비했는데 이날 오찬 도시락은 1차 때와 마찬가지로 북측이 준비했다.

메뉴는 빠다(버터)겹빵, 김치, 닭고기냉찜, 왕새우튀기, 오이즙볶음, 이면수기름구이, 돼지고기남새볶음, 가지굴장볶음, 깨잎쌈밥, 참외, 인삼차 등이었다.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2차 상봉행사 둘째날인 25일 오후 금강산 호텔에 이날 북측이 마련한 개별중식 도시락이 놓여져있다.

2일 차 객실 개별상봉·중식을 마친 가족들은 전날보다 훨씬 자연스럽고 편안한 모습이었다. 작은아버지를 만난 임학주씨(54)는 "어제오늘 사실 처음 보는 건데 오래 만난 친근감이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남측 가족들은 대부분 북측 가족들을 계단이나 엘리베이터 앞까지 배웅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어떤 이는 "이따 보자" "저녁에 만나"라고 인사를 건넸고 다른 이는 객실 베란다로 나와 북측 가족이 탄 버스를 바라봤다. 

2박3일 상봉 일정 가운데 절반 이상이 지나간 것에 벌써 울컥하는 가족도 있었다.

북측 이모 강호례씨(89)와 남측 어머니 두리씨(87), 이모 후남씨(79)의 상봉을 지켜본 딸 최영순씨(59)는 "주변에 보는 사람이 없으니까 오늘은 좀 속마음을 드러내는 것 같았다"면서도 "이모님들이 만나시니까 좋긴 한데, 또 헤어져야 하니까"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개별상봉·중식은 가족별로 서로 다른 호텔 객실에서 이뤄진다는 점이 단체상봉과 다르다. 전날 단체상봉과 환영만찬은 이산가족면회소 1층 연회장에서 진행됐다.

남북 가족들은 이날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이날 일정의 마지막 일정인 단체상봉을 가질 예정이다. 남북 가족은 저녁에는 상봉 없이 각자 휴식을 취한 뒤 상봉 마지막 날인 26일을 맞이한다.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2회차 둘째날인 25일 오전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개별상봉에서 북측 가족들이 선물을 들고 남측 가족의 객실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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