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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 방북 취소'에 北, 美 속내 분석·대응책 고심9.9절 앞둔 외교 성과에 차질…진의 파악 후 대응 '두 갈래' '비핵화 구체적 조치' 수준 설정이 최대 난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싱가포르통신정보부 제공) 2018.6.12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내주로 예정됐던 방북 일정을 25일 돌연 취소한 가운데 북한의 대응 수위가 주목된다.

폼페이오 장관의 네 번째 방북은 북한의 입장에선 비핵화 협상의 돌파구를 찾기 위한 최대 분기점이기도 했다. 지난 7월 한국전 사망 미군 유해 송환을 계기로 2차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이 제기되며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기간 동안 사실상의 실무 협의를 진행할 수도 있다는 기대를 모았기 때문이다.

미 국무부가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을 공식화할 때까지만 해도 북한은 9월 정권 수립 기념일 70주년(9.9절)을 앞두고 최대의 외교적 성과를 기대했을 가능성이 높다.

외교가에서도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에 앞서 북미가 실무 논의를 진행했을 것이 확실한만큼 북미가 비핵화 협상과 종전선언 논의까지 일부 진전을 이뤘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에 진전이 없다"라며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을 취소했다. 북미 간 실질적인 의미가 있는 물밑 대화에 실패했음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북미, 남북, 북중 정상회담 등 일련의 외교 행보를 통해 9.9절의 성과 과시를 원한 북한은 일단 첫 퍼즐부터 제대로 맞추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이와 비슷한 상황은 지난 6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도 발생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에 대한 폐쇄 조치를 단행한 5월 24일 전격 싱가포르 회담의 취소를 발표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 취소 사유는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의 '펜스 부통령 저격 발언' 등 북한의 공격적인 외교적 언사 수위에 대한 불쾌감이었다.

북한은 즉각 반응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5월 26일 문재인 대통령과 2차 정상회담을 열며 대화와 평화 메시지를 재차 강조한데 이어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이 이례적 유화 메시지를 담은 담화를 발표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김 제1부상의 담화 발표 하루 만에 다시 마음을 바꿔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실무 협의를 지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6월 정상회담 이후 줄곧 "북한과의 대화가 잘되고 있다, 비핵화에 진전이 있을 것이다"는 메시지를 냈던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으로 "비핵화에 진전이 없다"며 북한을 공격한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의 입장에선 비핵화 구체적 조치와 관련한 최대 압박으로 여겨질 수도 있는 부분이다. 실질적이고 가시적인 조치를 하지 않는 이상 대화를 재개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비핵화 조치'의 수위를 놓고 '실질적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북한의 입장에선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연계한 부분도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다.

미중 통상 마찰은 앞으로도 수개월 뒤에 결론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폼페이오 장관은 중국과의 무역 문제가 해결된 뒤 가까운 미래에 북한으로 갈 것을 기대하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북한이 복잡한 셈을 거듭하며 추진해 온 협상의 타임라인을 무너뜨렸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우선 트럼프 대통령의 진의를 파악하기 위한 물밑 대미 접촉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지난 6월 정상회담 때처럼 '즉각 조정'이 가능한 부분인지를 확인하기 위한 차원이다.

북한은 미국이 단순한 협상 전략 차원에서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을 미뤘다고 판단되면 또 한번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서신 외교'를 펼칠 가능성이 높다.

김 위원장은 지난 7월 초 폼페이오 장관의 3차 방북 때와, 7월 말 미군 유해 송환 때 각각 트럼프 대통령 앞으로 서한을 전달하며 대화 의사를 타진한 바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결정을 주요 참모진과 모여 결정한 것을 대외적으로 공개한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번 결정이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플레이'가 아닌 행정부 전체의 결정임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미국의 이번 결정이 조기에 뒤집을 수 있는 차원이 아니라는 판단이 설 경우 북한 역시 한동안 대립각을 세우며 거리를 두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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