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칼럼 한수경
김건희 녹취록 방송금지는 사전검열!헌법 제21조 2항 ‘검열금지’는 언론자유의 핵심
한수경 박사

MBC 스트레이트가 지난 16일 방송한 윤석열 대통령 후보 배우자 김건희 녹취록으로 대선판이 혼란스럽다. 서울의 소리 이명수 기자의 이 녹취록은 MBC에 제공되어 일부가 방송되었다. 법원은 해당 녹취록이 방송되기 전 김건희 씨가 MBC를 상대로 낸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했는데, 이 결정은 헌법이 수호하는 민주주의 핵심가치인 언론자유 내용 중 검열을 금지하는 조항에 반하는 중대한 사안이다.

즉. 헌법 제21조 2항은 “언론∙출판에 대한 허가나 검열과 집회∙결사에 대한 허가는 인정되지 아니한다”고 명백히 밝히고 있다.

이처럼 헌법이 보장한 언론자유 중 사전검열 금지에 대해 재판부가 모를 리 없다. 그럼에도 재판부는 MBC 스트레이트 16일 방송 예정 내용 일부에 대해 방송금지 결정을 내렸다. 김씨의 녹취록이 공인이 아닌 사인 간의 대화 또는 특정 개인의 사생활에 대한 내용이 아님에도 녹취록의 특정부분 방송을 금지하는 것은 분명 사전검열에 해당된다. 이는 군사정권이 자행했던 언론에 대한 사전검열을 상기시키며, 전두환 정권 당시의 보도지침 행태가 이제는 법원을 통해 합법적으로 행해지는 형국이다.

MBC 스트레이트의 방송 예정 김건희 녹취록 중 재판부가 금지로 판단한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김 씨의 수사 중인 사건 관련 발언’, 둘째, ‘언론사 내지 사람들에 대해 불만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다소 강한 어조 발언’ 그리고 셋째, ‘정치적 견해 등과 관련 없는 대화’ 등이다.

덧붙여 재판부는 “방송 내용이 진실이 아니거나, 목적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며, 피해자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힐 우려가 있는 경우에 대해 예외적으로 방송의 사전금지가 허용된다”며 방송금지를 정당화하고 있다.

김건희 씨는 윤석열 대통령 후보 배우자로 공인이며, 이명수 인터넷매체 기자도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공적 책무를 수행하는 사람이다. 더욱이 대화 내용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었던 대중의 관심사가 컸던 사안이나 선거캠프 관련 등 공적인 사안에 해당된다. 따라서 이 두 사람 간의 대화가 방송되지 못한다면, 그 어떤 녹취록도 방송될 수 없을 것이다. 물론 언론, 출판 방송 등 미디어에 의해 피해를 입었을 경우엔 당연히 반론권이 보장되며, 피해보상도 이루어진다. 힘없는 일반인도 아닌 검찰총장을 역임한 대통령 후보 배우자와 관련된 사안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판부는 사전에 방송금지 판결로 국민의 알권리를 심대하게 훼손했다. 이러한 부당한 판결에 순응해 김건희 녹취록 중 중대한 부분을 방송하지 않은 MBC는 공영방송으로서의 공적 책무를 방기했다는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 지난 MBC의 방송 내용은 오히려 김 씨에게 여러 의혹에 대해 해명할 기회를 준 방송이라 평가를 받을 정도로 상당히 미흡했다.

더욱이 방송금지 판결을 받은 부분이 김 씨가 관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윤석열 선거캠프의 무속인 관여로 논란이 된 김 씨의 무속 관련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무엇보다 “언론사 내지 사람들에 대해 불만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다소 강한 어조 발언”에 대한 방송금지 가처분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이 녹취록엔 김 씨가 언론사를 향해 “내가 정권 잡으면...무사하지 못할 것”이란 무서운 발언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이는 대통령 후보 배우자인 김 씨가 자신을 대통령 후보로 인식하고 있어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2016년 박근혜 비선실세 최순실 사건으로 대통령이 탄핵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고, 이로 온 나라가 혼란했던 상황을 연상시키는 발언이다. 더욱 업그레이드 된 ‘최순실 시즌 2’가 예견되는 중대한 부분에 대한 방송금지 가처분은 사법부의 헌법수호와는 너무나 거리가 멀다.

다행히 김건희 씨가 제기한 인터넷매체 열린공감TV 가처분 신청은 사실상 기각으로 언론의 승소를 의미하기에 그나마 희망이 보인다. 이 매체에 따르면, 재판을 담당한 서울중앙지법 제50민사부는 김건희 녹취록 내용 방송금지를 2가지, “공적 영역과는 무관한 사생활에만 관련된 발언” 그리고 “서울의 소리 이 기자가 녹음한 것 중 이 기자가 포함되지 않은 공개되지 않은 타인간의 대화”이다. 열린공감TV는 해당 녹취록 중 김건희 또는 윤석열 후보의 사생활로 간주될 내용은 거의 없고, 이 기자 이외의 타인간의 대화가 없어 결국 김건희 7시간 45분 전체 녹취록 공개는 가능하다고 밝혔다. 서울의 소리 또한 문제의 녹취록을 공개할 예정이다.

하지만 MBC는 국민의 힘의 방송금지 압박에 굴복해 예고했던 방송을 스스로 포기하고 말았다. 사전검열에 해당되는 재판부의 악의적 판결도 없어야 하지만, 이러한 부당한 결정에 순응하는 MBC와 같은 언론의 비겁함은 더욱 없어야 할 것이다.

 

한수경  skhan987@newstour.kr

<저작권자 © 뉴스투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