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여야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이틀째 인사청문회가 8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12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특히 이날 인사청문회에선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에 대한 김 후보자의 반대 의견, 5·18 관련 사형판결 등을 둘러싸고 여야간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여야는 이틀간 인사청문회를 마무리하고 김 후보자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여부를 결정짓기 위한 논의에 들어갔지만, 야당 의원들의 반대도 만만치 않아 채택 여부는 불투명해 보인다.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은 청문회에서 김 후보자의 통진당 해산 반대 소수 의견을 놓고 특정 집단의 이익을 대변한 것이 아니냐고 맹공을 퍼부었다.

김 후보자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반박하면서 자신이 소수의견을 낸 배경을 거듭 설명했다. 김 후보자는 "이석기 일당이 당을 주도하는데는 미치지 못했다"며 "당을 주도한다는 것은 의사결정을 주도한다든지, 공직에 출마하는 후보들을 좌지우지하는 것으로 의사결정 기구를 완전히 장악하는 게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도 "헌법재판관까지 하셨던 분에 대해 소수의견 결정문을 쓸 능력이 되는지를 따지는 건 청문회에서 불필요하고 모욕주기성 논란"이라고 김 후보자를 거들었다.

한국당 의원들은 김 후보자의 '국가관'을 집중적으로 추궁하는 질문을 하기도 했다.

백승주 한국당 의원은 "북한은 우리 교전당사국으로서 주적인가"라고 거듭 질문했고 김 후보자는 "그냥 주적이라고 하겠다"고 답했다.

김 후보자가 군 법무관으로 근무할 당시 5·18 광주민주항쟁에서 시민군이 탄 버스를 몰고 경찰관 4명을 숨지게 했다며 사형선고를 내렸던 일도 도마 위에 올랐다.

당시 사형선고를 받았던 배용주씨는 이날 청문회에 출석해 당시 상황을 증언했다. 김 후보자는 청문회장에 출석한 배씨를 찾아 작은 목소리로 사죄를 표하며 악수를 청하고 고개를 숙였다.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배용주씨에게 사과를 하고 있다. 1979년 군 법무관으로 입대한 김 후보자는 5.18 광주민주항쟁 당시 시민군이 탄 버스를 몰고 경찰관 4명을 숨지게 한 운전기사 배씨에게 사형을 선고한 군사재판에 참여했다.

김 후보자는 전날 인사청문회에서 "군법무관으로 재직하던 당시 4명의 경찰관이 돌아가셨고 그분들의 유족이 계신데 유족의 슬픔과 아픔을 참작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주어진 실정법이 가진 한계를 넘기 어려웠다"고 말하기도 했다.

임기를 1년 3개월 남겨운 김 후보자를 헌법재판소장으로 임명하는 것이 정당한가를 놓고선 여야 설전도 벌어졌다.

이상돈 국민의당 의원은 "헌재의 독립성을 저해할 수 있으면서 이런 인사를 했다는 것에 대해 대통령에게 실망했다"며 "악의적으로 생각하면 헌재소장을 하고 싶은 헌법재판관이 정권의 코드를 맞추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통령이 국회가 임명한 재판관 중 잔여 임기가 남은 헌재소장을 지명하는 게 적절한가에 대해서는 김 후보자가 직접 책임질 일이 아니다"며 "국회와 헌재가 모두 공동으로 노력할 사안"이라고 반론을 폈다.

이밖에 김 후보자는 행정수도 이전 관련 헌재 결정에 대해 "저런 이론도 있을 수 있는가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헌재가 선례로 확립해놓은 부분이어서 선례를 존중하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고, 낙태죄에 대해선 "헌재에서도 합헌이라고 결정을 했지만 논의가 많은 것 같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를 마치며 마무리 발언을 통해 "(헌재소장이 된다면) 제 임기 동안 헌재의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되는 일이 결코 발생하지 않을 것임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또 "여러모로 부족하지만 위원님들이 허락해주신다면 헌법 수호와 기본권 보장이라는 이념을 충실히 구현하도록 노력하겠다"며 "균형 있는 시각으로 대립과 갈등을 조화롭게 해결하면서 사회 통합과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출처: 뉴스1  hshan997@newstou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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