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계와 정치권으로부터의 사퇴 압박에 자진 사퇴한 박기영 전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여야는 12일 소위 '황우석 사태'에 연루됐던 박기영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차관급)이 전격 사퇴와 함께 불거지고 있는 청와대의 인사검증시스템 문제를 놓고 엇갈린 반응을 나타냈다.

여당은 박 본부장의 자진사퇴는 국민의 눈높이를 반영한 결정인 만큼 과도한 정치공세를 중단할 것을 요청한 반면 야당은 박 본부장의 사퇴는 청와대 인사 실패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구두 논평에서 "박 본부장의 자진사퇴 결정은 국민의 눈높이를 반영한 결단이었다"며 "국민의 눈높이 맞춘 결단을 마치 시스템의 문제로 몰고 가는 것은 과도한 정치공세로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야권의 인사 참사 공세에 대해 "과거 보수정권 시절 불통 정권은 전혀 국민의 목소리를 반영하지 않았다"고 반격을 가했다.

반면 양순필 국민의당 수석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문재인 정부 인사 시스템에 빨간 불이 켜졌다"며 "박 본부장에 대한 잘못된 임명과 여론에 굴복한 자진 사퇴는 청와대 인사 실패를 단적으로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양 수석부대변인은 "문재인 정부 인사 참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며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는 지명 직후부터 거센 반대 여론에 직면해 결국 낙마했다고 김기정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의 사퇴도 부실 검증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어 "(청와대가) 더 늦기 전에 인사 시스템을 전면 혁신하고 널리 인재를 구해 국정 적재적소에 배치하길 기대한다"며 "인사 참사란 소를 잃고도 외양간 고치지 않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종철 바른정당 대변인도 논평에서 "학연, 혈연, 지연보다 강한 '인연'이 문재인 정부에서 꽃처럼 만개하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의 인사 참사가 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사태로 폭발했다"고 지적했다.

이 대변인은 "청와대에 포진한 비서관급 이상 56명을 분석해보니 운동권 출신, 노무현 관련 인사, 문재인 캠프 출신, 전현직 민주당 국회의원 등 네 가지에 해당하는 인사가 82.1%라고 한다"며 "문재인 대통령과 '인연'이 있으면 임명을 받는 식"이라고 비판했다.

또 "청와대가 저런데 각 부처 차관급 이하 인사는 어떻겠나. 제2, 제3의 '박기영 인사'가 지뢰처럼 곳곳에서 흩어져 있을까 걱정된다"며 "박기영 사태는 총체적 참사의 서막인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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