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2017.9.11

청와대가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벤처) 장관 후보자를 두고 고심이 깊어 보인다.

당초 청와대는 어렵사리 찾아낸 중기벤처 장관 후보자이자, 문재인 정부 1기 조각을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인 만큼, 박 후보자의 창조과학회 활동, 뉴라이트 사관 문제 등 각종 논란을 적극 옹호해왔다.

하지만 12일 현재 청와대 내부에서는 '박성진 카드'를 유지해야 할지 고민하는 기류가 감돌고 있다.

지난 11일 박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마쳤지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마저 등을 돌리는 분위기인데다, 여론 흐름도 좋지 못해서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가 이날(12일) 박 후보자에 대한 당 의견을 모으는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당 내부에선 박 후보자가 자진해서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도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청문회에서) 중소기업까지 이끌 정책적 능력을 충분히 보여줄 기회를 갖지 못해, 조금 더 본인에게 주어진 법적 시간을 활용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는 청와대가 박 후보자에게 '기회의 시간'을 주는 듯 보이지만, 이때까지 청와대 행보를 살펴보면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뜻으로도 읽힌다.

국회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박 후보자 인사청문요청안은 지난달 28일 접수돼 오는 16일이 인사청문경과보고서의 제출 마감 시한이다.

다만 청와대는 국회에서 보고서 채택 기미가 보이지 않을 때 법에 따라 대통령이 10일 이내 기간을 정해 '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할 수 있는 만큼 이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앞서 보고서 채택이 불발됐던 강경화 외교부·송영무 국방부 장관 및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등은 모두 이러한 과정을 거쳐 임명됐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런 뜻을 표현하지 않고 박 후보자에게 '자체적 준비'를 요구한 셈이다.

일각에서는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준안 부결 사태에서 드러났듯이 국민의당이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다는 점에서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의 인준안 통과를 염두에 두고 박성진 후보자 카드를 놓고 고심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김명수 후보자는 김이수 후보자와 마찬가지로 인사청문회 및 국회 임명동의안 표결(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의원 과반 찬성) 과정을 거쳐야 한다. 국민의당은 청와대를 향해 박 후보자의 자진사퇴 또는 지명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김이수 후보자에 이어 김명수 후보자까지 인준되지 않을 경우, 사실상 문재인 정부의 사법개혁이 좌초되는 것"이라며 "이 때문에 김명수 후보자는 반드시 인준을 시켜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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