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위기가 최고조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내 외교·안보 라인에서 잡음이 흘러나오고 있다.

미국 외교 사령탑인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의 교체설이 또다시 불거지고, 잇따른 '엇박자'로 북핵 해법을 두고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 NBC 등은 최근 틸러슨 장관이 사임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틸러슨 장관 간의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워싱턴포스트(WP)도 틸러슨 장관과 트럼프 대통령의 관계가 수개월간 악화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틸러슨 장관은 "대통령에 대한 헌신은 강하다"며 장관직 사임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불화설이 지속적으로 제기됐고 틸러슨 장관의 국무부 내 장악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됨에 따라 사퇴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 시기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위기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 측근들이 마이크 폼페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의 후임으로 제안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폼페오 국장이 대북 강경파로 꼽힌다는 점은 외교적 해법을 강조해온 틸러슨 장관과 대조된다. 

제임스 김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10일 "틸러슨 사퇴는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라면서도 "하지만 백악관과 의회 관계를 봤을 때 새로운 국무장관 인준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과 상원 외교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밥 코커 의원 간 공방도 미국 대북정책의 변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코커 의원이 국무장관직을 요구했으나 거절했다고 밝혔다. 이에 코커 의원도 "대통령직을 마치 리얼리티 쇼처럼 다루고 있다"면서 "다른 국가들에 대한 트럼프의 위협은 미국을 3차 세계대전의 길로 이끌 수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 국무부 동아태차관보가 임명이 되지 않고 주한 미국 대사직 역시 수개월째 공석인 상황이다. 역대 행정부보다 북핵 문제를 우선 과제로 챙기고 행정부 각료들이 직접 이 문제를 다루고 있으나 우려를 해소하기에는 부족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신범철 국립외교원 교수는 "미국은 비핵화 대화를 위해 북한을 압박해야 한다는 일관된 입장을 갖고 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표현하는 과정에서 지나치게 자극적이어서 여론이 나뉜다는 인상을 준다"고 평가했다. 

반면 북핵 위기 상황은 고조되고 있다. 10월 여러 계기를 통해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는 데다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협상에는 나설 의지를 보여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도 외교적 해결책도 모색하지만 필요시 군사적 대응에 대한 준비도 해야한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북미 간 갈등이 지속적으로 고조된다면 최악의 경우 전쟁 문턱까지 도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제임스 김 연구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예측하지 못하는 외교를 펼쳐 상대방이 혼란스러워 하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는데 위기에 몰린 북한이 제대로 된 선택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며 "북핵 문제 해결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접근 방식이 전통적 외교안보 방식과 다르다"고 분석했다.

신범철 교수는 "미국에서 일관된 목소리를 전달함으로서 북한에게 정확한 상황 판단을 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는 북핵 문제 뿐 아니라 국내외 모든 이슈에서 이런 분위기를 내고 있기 때문에 문제 해결을 위해 여기에 대응을 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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