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1일 낮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 일식당으로 최고위원들과의 오찬을 위해 들어오고 있다.

보수대통합의 중대 고비를 목전에 둔 자유한국당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친박(親박근혜)계 수장인 서청원·최경환 의원 출당 조치의 매듭을 위해 1일 긴박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바른정당과의 보수통합을 위해 전제 조건으로 박 전 대통령의 출당 등을 완료해야 하는 홍 대표는 이날 점심 서울 여의도 인근의 한 식당에서 당 지도부인 최고위원들과의 오찬 회동을 갖고 박 전 대통령 출당조치와 친박청산 문제에 관한 공감대 형성과 협조 요청에 나섰다.

오찬 자리에는 홍 대표를 포함해 정우택 원내대표와 이철우·김태흠·이재만 최고위원과 이종혁 지명직 최고위원, 이재영 청년최고위원 등 최고위원 구성원들과 홍문표 사무총장, 김선동 원내수석부대표, 서용교 조직부총장, 박성중 홍보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특히 홍 대표는 이날 자리에서 당내 투톱인 정우택 원내대표 설득에 무게를 둘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 원내대표는 약 20분 만에 다른 일정을 이유로 먼저 자리를 나서면서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정 원내대표는 현역 의원인 서·최 의원의 제명 확정을 위한 의원총회 소집 권한을 갖고 있어 서·최 의원의 제명을 위해서는 정 원내대표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정 원내대표는 오찬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서·최 의원 제명 문제에 대해 '정치력으로 풀 문제'라며 최고위 표결에 반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그는 의원총회 소집 시기에 관해 "당 대표가 지도력과 정치력을 발휘했으면 좋겠다"며 "최고위에서 표결한다든지 의총에서 표결 제명처리한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찬성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정 원내대표는 홍 대표가 의원총회를 거치는 방식이 아닌 스스로의 정치력을 이용해 이들의 탈당을 유도해야 한다는 뜻을 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오찬 자리에서는 홍 대표의 방미외교 성과에 대한 공유와 격려가 오갔으며, 홍 대표는 향후 박 전 대통령 당적정리 문제 등에 대해 최고위원들과의 협의를 다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참석했던 김태흠 최고위원은 기자들과 만나 "홍 대표가 당내 문제는 최고위원들과 협의해나가겠다고 말했다"며 "(협의 방식 등) 구체적인 이야기는 안 했다. 앞으로 협의를 할 때 맞춰가겠다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이날 같은시간 여의도 인근의 또 다른 식당에서는 한국당 재선의원들이 오찬 회동을 갖고 당 상황에 관한 의견을 모았다.

자리에서는 참석자 다수가 박 전 대통령 출당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밝혔고, 이를 홍 대표에게 전하는 방식을 두고 언론에 일부 메시지를 먼저 내는 방식과 홍 대표와 직접 만나 뜻을 전하는 방식 가운데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최 의원의 제명 문제에 대해서는 회동에서 구체적으로 언급되진 않은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날 자리를 주재한 박덕흠 의원은 "내일 홍 대표와 점심식사 자리에서 이야기를 다시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자리에 참석했던 이장우 의원은 "대부분 의견이 일치된 건 '분열의 정치를 하면 안되고 대통합 하는데에는 원천적으로 찬성한다'는 것"이라며 "'박 전 대통령의 출당은 반대한다. 그걸 극복하고 넘어가면 좋겠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오후에는 한국당 초선의원들이 국회에서 모임을 가진 이후 저녁 홍 대표 주재 만찬 자리에 참석할 예정이다.

초선 의원들은 홍 대표가 당대표에 선출되기 이전인 지난 5월 친박계 2선 후퇴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한 바 있어 홍 대표는 초선 의원들을 향해 친박 출당문제에 관한 협조를 요청하며 분위기 조성에 나설 전망이다.

또 홍 대표는 2일 재선의원들과 오찬 회동을 갖는 등 연이은 당내 '식사 정치'를 통해 친박청산 작업에 힘을 실어줄 것을 요청할 것으로 보이나, 재선의원들이 박 전 대통령의 출당에 반대한다는 뜻을 모은 만큼 논의가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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