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

박근혜정부 당시 국가정보원이 특수활동비(특활비) 수십억원을 청와대에 상납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남재준 전 국정원장에 이어 10일 이병호 전 국정원장을 소환한다. 검찰은 뇌물공여자에 해당하는 국정원 관계자들에 대한 소환 조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국정원이 청와대에 상납한 특활비의 '사실상 수수자'인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 시기와 방식도 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검사 양석조)는 10일 오전 9시30분 이 전 원장을 피의자신분으로 소환한다고 8일 밝혔다. 이 전 원장은 박근혜정부 시절인 2015년 3월~2017년 6월 국정원을 이끌었다.

검찰은 이날 오후 1시에는 남재준 전 국정원장(2013년 3월~2014년 5월)을 피의자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남 전 원장은 이헌수 전 기획조정실장 등 국정원 간부를 통해 40억~50억원의 특활비가 청와대에 상납되는 과정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남 전 원장을 상대로 특활비 상납을 지시했는지, 상납 과정을 보고받았는지 여부를 캐묻고 있다.

또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국정원 자금 상납하고 대기업을 압박해 퇴직한 경찰들의 모임인 대한민국재향경우회(경우회)에 거액을 지원하게 한 혐의도 집중 추궁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전날(7일) 소환된 구재태 전 경우회장을 연이틀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은 구 전 회장을 상대로 정치활동에 관여한 비용의 용처를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조만간 남 전 원장 후임인 이병기 전 원장(2014년 7월~2015년 3월)도 불러 관련 의혹을 조사할 예정이다.

국정원 특활비의 청와대 상납의혹 관련 검찰 수사는 박 전 대통령을 향하고 있다.

검찰은 이재만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등을 통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특활비가 흘러간 경위 뿐만 아니라 특활비의 사용처에 대해서도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국정원이 상납한 특활비의 사용처나 사용방식도 차차 확인할 것"이라며 "상납받은 돈이 청와대의 합법적인 특활비와는 전혀 별개로, 서로 섞이지 않고 비밀리에 사용됐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 3일 구속된 안 전 비서관과 이 전 비서관의 영장 범죄 사실에 박 전 대통령을 공범으로 적시했다.

이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은) 필요한 시점에 적절한 방법으로 조사가 필요하다"며 "(박 전 대통령을) 사실상 피의자로 적시한 상황이기 때문에 조사는 불가피한 상태지만 방식이나 시기에 대해서는 추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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