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평창동계올림픽 참여와 당국회담 가능성을 시사하며 그 조건으로 한미 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해 우리 정부의 결정에 관심이 쏠린다.

문재인 정부 첫 국제 운동경기의 평화로운 개최와 한반도 평화 정착 토대 마련을 위해서는 북한의 올림픽 참가와 군사도발 중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를 위해 북한이 가장 반발하는 사안인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 정부가 중단하는 '모양새'를 취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앞서 우리 정부는 미측과 연합훈련 연기를 조율해 왔다.

북한이 '선제적'으로 올림픽 참가와 당국 대화 의사를 표현하며 연합훈련을 중단을 요구할 것이란 예측을 하지 못한 상태에서 최상의 결과로 북한 올림픽 참여를, 차선의 결과로 북한 도발을 막기 위해 훈련 연기 카드를 놓고 양국은 긍정적으로 검토해왔다. 

정부 스스로 연합훈련 연기를 조율해오던 차에 북한이 요구한 상황이 맞물리면서 훈련 연기 결정에 더욱 무게가 실린다.

특히 일부에서는 이미 한미 양측간 연기 결정에 합의를 봤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한미 연합훈련의 경우 정례적 성격이기 때문에 최소한 3개월 전에는 훈련 규모와 세부 계획 초안 등을 마련하기 때문이다. 동계올림픽 기간과 겹치는 키리졸브·포이글 훈련 일정을 조율하기 위해서는 늦어도 12월까지는 한미간 결정을 했어야 한다.

아울러 미군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세계 국가와 훈련을 실시하기 때문에 정례 훈련 연기같은 시급한 의제는 빨리 조율이 돼야 '연간훈련 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아직까지 군 당국이 연합훈련 연기 '결정'을 알리지 않는 까닭은 실제 남북 당국회담 과정에서 우리의 협상 카드 중 하나로 쓰기 위한 분석이 나온다.

연기는 결정됐으나 대북 유인·협상 카드로 써야하기 때문에 발표를 뒤로 미룰 수 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군에 정통한 소식통은 "한미 연합훈련은 이미 연기하는 쪽으로 결정 된 것으로 안다"며 "발표를 미루는 것은 결국 대북 협상 카드로 쓰기 위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한미 연합훈련 연기가 기정사실화 된 상황에서 이를 협상 카드로 쓰는 것이 효과가 떨어진다는 주장도 나온다.

정부가 제시할 조건을 북한이 아는 상황에서 주요 카드로 사용한다는 것 자체가 협상테이블에서 성립되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북한이 올림픽 참가 조건으로 정례적 연합훈련 중단에 만족하지 않고 상시적 훈련인 한반도 전략자산 전개 중단까지 요구한다면 한미간 이견을 보일 수 있다.

한편 한미 양측간 훈련 연기안과 기존 계획대로 실시하는 안이 마련돼 있어 북한 상황에 따라 양국이 취사 선택할 것이란 주장도 나오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전세계 국가와 연합훈련을 진행하는 미국이 두 가지 안을 동시에 고려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게 군 내·외부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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