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유기준 위원장에게 선서문을 제출하고 있다.

여야가 7일 국회에서 열린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인사청문회에서 다시 정면으로 충돌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을 놓고 대치하고 있는 여야는 이날 세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시작하자마자 증인채택을 둘러싼 신경전과 자료 제출 미비를 문제 등으로 신경전을 벌였다.

야당은 과거 재판이나 정책결정 배경, 재산 형성 과정 등 후보자의 약점을 주로 파고들었고 여당은 정책 질의에 집중하며 때때로 해명할 기회를 주는 데 치중했다.

◇김이수 후보자 청문회, 과거 집유 선고 홍석현 출석 여부 놓고 신경전

김 헌재소장 후보자 청문회에서는 과거 김 후보자가 1999년 집행유예를 선고한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 후보자의 증인채택 여부를 두고 야당 의원들의 항의성 질의가 이어졌다.

곽상도 한국당 의원은 "김 후보자는 홍 전 회장 재판에서 홍전 회장이 추징금에 대해 적법절차에 따라 성실히 납부하겠다고 밝혔다는 근거를 들어 집행 유예를 선고했다"며 "그러나 국세청에 문의하니 개인정보라 홍 전 회장의 납부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고 한다"고 불만을 표했다.

백승주 한국당 의원도 "홍 전 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다가 민주당 반대로 증인으로 채택하지 못한 것으로 아는 데 매우 유감스럽다"며 "참고인 신분으로 참석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했다.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5.18광주민주화운동에 참여자에 사형 판결을 내린 것에 대해 사과할 의향이 없느냐며 화제를 돌렸다.

김 후보자는 "5.18은 제게 굉장히 괴로운 역사였다"며 "저는 사법연수원을 수료하고 당시 군복무 중이던 법무관으로서 4명의 경찰관이 사망했고 그분들 유족이 계신데 유족의 슬픔과 아픔 이것을 참작하지 않을 수 없었다. 주어진 실정법이 가진 한계를 넘기 어려웠다"고 회고했다..

이어 "헌정질서 파괴행위에 대한 항거 행위로서 정당행위로서 재심 판결을 수용한다"며 "판결의 결과로 지금까지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이라고 사죄했다.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동연 후보자, 재산형성과정·정책일관성 집중 질의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재산형성과정에 불거진 의혹과 경제정책의 일관성을 묻는 질의가 이어졌다.

심재철 한국당 의원은 '실거주 목적이 아니고 경제력도 없는 어머니 명의로 아파트를 분양받은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김 후보자는 "(어머니) 혼자 살기 어려워서 남동생 등이 보증금을 내주면 같이 살까 생각한 것"이라고 적극 해명했다.

문재인 정부의 81만명 공공 일자리 증원과 관련해서는 "공무원을 (많이) 뽑는 게 문제가 아니라 (청년들이) 몰리게 하는 사회보상체계가 잘못됐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날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김 경제부총리 후보자는 과거 칼럼에서 9급 공무원 5000명 뽑는데 23만명이 지원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며 "당장 추경에서 국민 세금으로 공무원 일자리를 늘리는 것,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 증원은 잘못됐으니 정권 초반에 바로잡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에 김 후보자는 칼럼에서 잘못됐다는 것은 5000명 뽑는 게 문제가 아니라 23만명이 몰리게 만드는 사회보상체계가 잘못됐다는 걸 지적한 것"이라며 "지금 청년실업문제는 실업자 120만명, 전체 4분의 1인 상황에서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노동시장 청년들에게 역동성, 희망을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누리과정 국고지원에 대한 입장'을 묻는 정병국 바른정당 의원의 질의에 대해서는 "(지난해 국회에서) 누리과정은 (국고지원으로) 8500억원 지원하겠다고 합의했다"며 "여러가지 과정과 국회와의 협의를 통해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강경화 후보자, 野 위장전입·부동산투기의혹 공세 vs 與 정책질의 방어 

강경화 외교부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서는 한국당을 중심으로 한 야당 의원들이 강 후보자의 신상문제를 파헤치는데 집중한 반면, 여당은 강 후보자에게 정책 질의를 던지면서 때로는 해명의 기회를 주며 방어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윤영석 한국당 의원은 "강 후보자는 여러 부분에서 세금을 탈루 한 것이 드러나고 있다"며 지난 2004년 8월~9월 서울 봉천동에 위치한 연립주택 1개 동의 3채의 주택을 매도하면서 실거래가를 신고하지 않아 세금을 탈루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강 후보자는 "당시 건물이 낡아 이웃들이 재건축을 하자고 했고 그 과정에서 대표 이름이 필요해서 제 이름이 올랐다"며 "실제 매매 대금은 시공자가 건축비를 충당하기 위해 받은 것이고 실거래가와 신고액이 차이가 난 것은 시공회사와 매수자가 거래한 것으로 어머니와 저도 모르는 부분"이라고 소명했다.

강 후보자는 위장전입에 대해서는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다만, 장녀의 학교적응을 위한 것이었다며 나쁜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는 "아이가 국내로 돌아와 적응하는 것이 걱정이 돼 엄마의 마음으로 잘 알고 있던 모교에 아이를 다니게 하려 했다"며 "대단히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주영 한국당 의원은 강 후보자의 논문에 표절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강 후보자가 1984년 논문에서 35개의 단어를 연쇄적으로 사용하는데도 인용부호가 빠졌고 출처도 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 후보자는 "(표절을) 인정할 수 없다"며 "기술적으로 미진한 부분은 인정하지만 수백페이지에 댈하는 전체 작품에서 5~6개 단어가 따옴표 없이 사용됐다고 논문 전체를 표절로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정양석 바른정당 의원은 강 후보자 딸의 이중국적 문제를 지적했다.

정 의원은 "우리 정부 외교관들은 대사직에 나가기 위해서 1년6개월 안에 자녀의 이중국적 문제를 정리하게 한다"며 "후보자 딸이 아직 국적 회복이 안됐는데 어떻게 밑에 사람들을 상대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느냐"고 따졌다.

반면, 여당 의원들은 강 후보자의 외교관으로서의 역량과 많은 경험을 높이 샀다.

박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유엔과 세계 무대를 상대로 다양한 경험을 가진 것은 한국 외교 사령탑으로서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를 갖고 있다"며 "또한 비고시, 정통관료가 아닌 최초 여성장관으로서 외교부의 순혈주의, 폐쇄주의, 계파주의를 타파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강경화 외교부장관 후보자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출처: 뉴스1  hshan997@newstou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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