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여성 비정규직 임금차별 타파의 날 선포식에서 여성노동단체 회원들이 여성 비정규직 임금 차별을 해소하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여성의 사회진출이 늘고 사회적 지위가 높아졌지만 여전히 여성 근로자의 임금은 남성의 3분의 2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7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에 따르면 지난해 1인 이상 사업체의 여성 근로자 월평균 임금은 186만9000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남성 근로자 월평균 임금 291만8000원의 64.1%에 해당한다.

이 같은 성별 임금 격차는 10년 전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 10년 전인 2006년 여성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124만8000원으로 당시 남성 월평균 임금 203만원의 61.5% 수준이었다. 10년 만에 여성 임금이 62만1000원 증가했으나 남성 대비 임금 비율은 65% 이상을 넘어서지 못했다.

여성 근로자는 사회보험 가입률에서도 남성보다 미흡했다. 지난해 4월 기준 여성 임금근로자의 국민연금 가입률은 64.3%로 남성 74.9%보다 10.6%포인트(p) 낮았다. 여성 근로자의 건강보험(67.0%)과 고용보험(64.8%) 가입률 역시 남성보다 각각 11.7%p, 11.2%p 낮았다.

여성이 이처럼 임금과 사회보험 가입면에서 남성 수준에 못미치는 것은 단기 알바나 비정규직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8월 기준 전체 여성 임금근로자 861만9000명 가운데 비정규직 근로자는 353만8000명으로 41.0%에 달했다. 정규직 여성근로자는 508만1000명으로 59.0%를 기록했다.

반면 남성은 전체 임금근로자 1100만8000명 중 810만2000명(73.6%)이 정규직이었으며 비정규직은 290만6000명(26.4%)에 불과했다.

무엇보다 여성근로자는 4대보험 등이 적용되지 않는 단기 시간제 근로자 비중이 50% 이상으로 높게 나타났다. 

여성 비정규직 근로자 중 시간제 근로자는 177만2000명으로 50.1%를 차지했다. 여성 시간제 근로자가 50%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반해 남성 비정규직 중 시간제 근로자는 71만1000명으로 24.5%에 불과했다. 남녀의 시간제 근로자 비율 차이는 2배에 달했다. 

한편, 여성의 사회진출이 늘면서 지난해 여성 고용률은 50.2%로 전년에 비해 0.3%p 증가했다. 남녀 고용률 차이는 20.9%로 전년대비 0.3%p 감소했다. 여성 취업자 중 임금근로자의 비중은 77.2%로 전년대비 0.8%p 증가해 남성(72.5%)보다 4.7%p 높았다.

윤연옥 통계청 사회통계기획과장은 "여성의 임금수준이 과거에 비해 높아지긴 했지만 11년째 남성의 60% 수준에 머무는 등 앞으로 개선돼야 할 점이 많다"며 "여성의 경우 결혼, 출산·육아 등으로 경력단절 후 재취업하더라도 비정규직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아 남성보다 불리한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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